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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ban essay Nov 14. 2022

Farewell_동료들의 퇴사소식.

2022년 7월 22일


7년 6개월간의 회사 생활을 마치고 떠나는 직장동료이자 친구인 Myels의 굿바이 인사가 있었다.

코로나 때 그만둔 입사동기(?) 동료 톰. 결국 코로나로 인사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해어졌다.


오후 4시 티타임에 맞춰 허브로 모여라는 메일(떠나는 이의 가까운 혹은 같은 팀에 있는 친구가 Leaving Event를 주관한다)과 함께 마일스와 같이 일한 팀 사람들과 이전에 알고 지내던 이들은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Leaving Event를 주관하는 친구들... (친한 친구가 없으면 누가 해주지??)




보통은 퇴사하기 일주일 전 떠나는 이가 회사 동료들에게 전체 메일을 돌리면 이후 친한 혹은 같은 팀의 동료가 다시 메일을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보통 돌린다.


떠나는 친구에게 간단한 이별 선물을 전달할 거니깐 모금을 할 거다. 자유롭게 입금해라

(사실 코비드 전에는 조그마한 봉투에 조금씩 현금을 걷곤 했는데 이젠 자연스럽게 Paypal이나 Monzo 등을 통해 받는다... 얼마 냈는지 기록에 남으니깐 조금 불편하다... 안 할 수도 없고;;;)


며칠 뒤 특색 있는 꼴라쥬로 출력된 패널이 돌아다닐 테니, 꼭 메시지를 남겨줘!

(한국으로 치면 롤링페이퍼랑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우스꽝 혹은 오랫동안 했던 프로젝트와 함께 포토샵 작업을 거치면 그럴싸한 보드가 된다.(재능 낭비..ㅎ)


간단한 케이크, 샴페인들을 서로 나눠주며 떠나는 이에 마지막 인사를 듣기 위해 둘러 서있으면, 그는 좋은 시간이었고 덕분이었고 그리고 앞으로 계속 연락하고 지내자는 간단한 메시지를 위트 있게 넘겼다.



7년 정도의 시간은 현재 우리 사무실에서는 아주 오래된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200여 명의 인원중 대다수가 최근 들어온 3년 안팎이기 때문에 그를 보기 위해 온 여러 파트너들과 엉덩이 무거운 몇몇 고인 물(나... 포함)들이 보였다.


한국에도 마찬가지겠지만, 여기서 이 녀석의 회사생활이 어땠는지? 혹은 누구랑 친했는지를 알 수 있다.

어떤 친구들은 정말 인싸라서 30-40명 넘는 인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무실이 썰렁해질 때도 있고, 종종 몇 명은 조용히 팀원들끼리 넘어갈 때가 있다.(나는 후자이지 않을까...?)



몇 년 전 20년 가까이 스튜디오 대표 비서가 떠나는 날은 정말 모든 직원들이 다 왔던 걸로 기억한다. 다시 그날로 돌아와, 다들 업무 중이라 Myels와의 긴 대화는 힘들지만 짧게 나도 인사를 하고 퇴근 후 맥주 같이하자는 말과 함께 후다닥 돌아왔다.  사실, 사무실은 7년의 같이 일한 시간이든 1년의 같이 한 시간이든 여전히 인색하다. 그리고 마감이 코앞에 있으면 서로가 이해하고 끝나고 연락하자며 그렇게 해어지는 게 당연한 이곳의 룰이다.


6시 반쯤 Myels와 친한 동료들은 삼삼오오 회사 옆 Albert Pub에서 송별회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간단히 맥주 한잔씩 하며 각자 회포를 풀곤 한다.

Albert Pub. 회사 직장동료들의 방앗간. _맨날 여기서 모인다. 사실 갈 곳도 없지만.. :(


앞으로 뭐할 거냐? 어디 갈 거냐? 어디서 일하냐?

이 프로젝트 때 진짜 힘들었지 않냐? 누구누구 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다더라.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냐? 내일부터 문제 생기면 너한테 모든 책임 넘기겠다. 등등


여러 우스갯소리와 알맹이 없는 잡담을 하며 7년간의 시간을 복기한다.


물론 동시에 떠나는 친구를 핑계 삼아 일찍 나와 맥주를 마시며 소셜 하는 친구들도 대부분이다. 그렇게 밤늦게까지 맥주 한잔씩 돌아가며 마시고 흩어지면 끝.


꼭 IT부서에서 한주가 지난 뒤 컴퓨터를 수거해 간다.(혹 필요한 자료가 컴퓨터에 저장되어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하는데... 8년 동안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다음 주 월요일 아침. 빈 책상과 함께 누군가가 그의 업무를 인수인계받고, 보통을 하루처럼 보낸다. 정말 신기한 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찾지 않고 생각보다 내가 단순한 회사의 부품이었구나라는 씁쓸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건 매주 동료들이 떠나고 나면 드는 생각이다.


다음은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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