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
교토에 있는 동안은 하루 다섯 끼를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욕망은 일정이 짧을수록 더 커지지요. 저녁에는 근사하고 푸짐한 요리를 먹겠다고 늘 다짐하지만 아침, 점심을 두둑이 먹고 나면 저녁이 되어도 좀처럼 배가 꺼지질 않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녁에는 가벼운 음식을 찾게 됩니다. 한적한 골목길에서 동네 사람들이 즐겨갈 것 같은 소박한 식당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문밖까지 풍겨 나는 나카지마야 [中島家]는 가족들이 운영하는 소담스러운 곳이었어요.
오반자이[おばんざい], 교토의 가정식 반찬을 말하지요. 오반자이를 즐기며 가벼운 술을 마시며 퇴근 후의 피로를 푸는 단골손님들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이곳이 처음인 나는 구석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커다란 그릇에 담긴 카운터 앞에 있는 반찬들을 주인아저씨가 상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단품으로 골라도 되고, 각자 조금씩 담아 한 접시를 만들어도 된다고 했지요. 그리고 나머지 메뉴는 혼자 먹기 적당하게 양을 반으로 조절해 주시겠다 했습니다. 혼자인 사람에게는 참 고마운 배려지요.
덕분에 이것저것 조금씩 맛있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가끔 말을 걸어주어 대화를 끌어내어주는 것도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다시 교토에 가게 되면 또 찾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나카지마야[中島家]의 그 모든 것들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