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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Dec 21. 2021

마트에서,

도쿄 일상

조금 이른 저녁시간의 마트는 

의외로 한산해서

느릿한 걸음으로 장을 보기 좋다.

오늘은 마트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아주 천천히 구석구석을 돌았다.

마트에서 느릿느릿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뜻밖의 상품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사야지 하고서는 깜빡 잊고 있던 것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마시멜로 코코아와  수프가 그랬다.

자야지 하고 잊고 있었던.

살짝 차가운 겨울날의 아침은 아사코코,

오후 4시의 출출함은 따뜻한 콘 수프가 좋다.

아, 아사코코는 아사(아침) + 코코(코코아)로

내 맘대로 줄인 말이다.

그리고 자그마한 발효버터도 하나 더했더니

또 이 게 뭐라고 금세 텐션이 올라갔다.

계산대에서는 아주 섬세한 점원을 만났는데

것도 기분이 좋았다.

마트의 계산대에서는 계산 끝나면

점원이 구매한 상품을 새로운 장바구니로 옮겨준다.

보통 점원들이 장바구니에 상품을 옮겨 담을 때는

상품을 가지런히 잘 담아주는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반듯하게

섬세히 담아주는 점원이 있다.

오늘 만난 점원이 딱 그랬다.

그렇다고 손이 느린 것도 아닌다.

소란스럽지도 않게 재빨리 담아내면서도  

위아래로 포개어 담을 상품까지 잘 파악하여

쓱쓱 차곡차곡 능수능란하게 담아낸다.

오늘은 구매 상품이 별로 없는데도

이렇게 곱게 담아준 걸 보면

구매 상품이 많았다면 아마도 테트리스를 하듯

아주 딱 맞아떨어지게 담아주었을 것이다.

오늘의 점원은 A형일까...

에코백에 상품을 옮겨 담으며

살짝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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