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사기 Dec 31. 2021

토시코시소바,

12월 마지막 날은

12월 31일,

언제나처럼 그 소바 집 앞은

긴 줄이 이어졌다.

그 긴 줄을 뒤로하고 나의 발걸음은

언제나처럼 마트로 향했다.


코시코시소바[年越し蕎麦],

마트에서  사 온 해넘이 소바를 먹으며

액운이 끊어지길 빌었고

건강한 새해가 되길 빌었다.

31일 밤 NHK의 홍백가합전을 보지 않고

새해를 맞아하는 게 올해로 3년째다.

티브도 음악도 없이

간간이 들려오는 창밖의 바람 소리를 들으며

차분히 새해 게획들을 챙겨본다.

나의 2022년의 다짐 중 하나는 새벽 4시 기상이다.

첫째는 집중력이 좋은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고

둘째는 도쿄의 아침 시간에 좀 더 충실하고 싶어서.

아침 시간이라는 말만으로도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 좋다.

새해는 좀 더 에너지 넘치는 삶이길.

새해 다짐을 끝내고 나면

다음은 좋은 꿈을...

좋은 꿈 하니 생각난 김에

하츠유메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

새해에 꾸는 첫 꿈은 하츠유메[初夢]로

1월 1일과 1월 2일 아침까지 꾸는 꿈을 말하는데

일본에서는 후지, 매, 가지 꿈을 길몽으로 여긴다.

『一富士二鷹三茄子 이치후지 니다카 산나스 』

첫 번째 후지 (富士 후지산)

두 번째 매 (鷹 다카)

세 번째 가지 (茄子 나스)로

후지는 무사 [無事:ぶじ 부지]와 발음이 비슷하며

다카는 다카 [高い:たかい높다]와 발음이 같으며

나스는 나스 [成す: 成す이루다]와 발음이 같아

운이 좋은 말과 뜻으로 이어진다.

후지산은 일본 최고로 높고 거대하고,

매는 꽉 움켜쥐고, 가지는 성취하고...

셋 다 모두 긍정적이고 좋은 기운이 가득해서

생각하며 잠자리에 드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운이 돋는 것 같다.

https://jpnculture.net/hatsuyume


오늘 밤부터 계속 생각하면

하츠유메에는 볼 수 있지 않을까...

후지, 다카, 나스를 되뇌며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도쿄 일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