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자, 우동 그리고 파스타
#23
귀찮은 날의 가벼운 한 끼를 꼽자면
또 교자를 빼놓을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프라이팬에 교자를 구워
곧바로 접시에 옮기는 것이 잘 안된다.
교자를 구운 다음 프라이팬을 접시로 덮은 후
짜안하고 뒤집으면 이런 모양이 되어야 하는데,
예전에 성공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최근에는 실패의 연속이다.
그래도 이상하게 먹기 전에는
꼭 성공한 상태의 모습으로 정리를 하게 된다.
진짜 성공한 것과 실패 후 정리한 모습은
묘하게 다르고 살짝 부자연스럽지만,
왠지 교자는
이런 모습으로 있어줘야 제맛인 것 같다.
이러다 성공하는 날이 오면
너무 기뻐서 기절할지도 모르겠다.
튀기듯 구워낸 치쿠와 튀김을 올린 우동도
후다닥 만드는 한 끼로 더없이 좋다.
라면처럼 우동면도 냉장고 구석에
늘 있어줘야 마음이 편한 것 같다.
살짝 덜 귀찮은 날은 토마토소스 만들기.
주말의 런치로 또 이만한 게 없다.
모차렐라 치즈만 더해도
부러울 것 없는 한 끼가 된다.
물론 스파게티 면도 늘 준비해두고
귀찮은 날은 인스턴트 소스로,
덜 귀찮은 날은 소스 만들기로.
아, 가끔은 명란젓 소스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