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풍경,
#37
웬만히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주말의 아침은 끝없이 느려진다.
모든 움직임들이 한 템포 느려져
특별한 아침상이 아닌데도
상을 다 차리고 나니
어느새 아침보다는 점심에 더 가까워졌다.
어제의 야채들은 아사즈케와 미소시루에
가득 담아 소박하지만 두둑한 한 끼로.
역시 집밥이 좋다.
연휴에 읽다 잠시 접어두고
다니자카 준이치로의 사사메유키로 넘어갔다
다시 하라다 마하의 소설로 돌아왔다.
바깥 날씨는 여전히 매섭지만
창문 너머의 겨울 햇살은 따뜻해서
책장을 뒤적이기 더없이 좋은 일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