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53
문뜩 몇 년 전 여름휴가 때
중고 서점에서 샀던 책이 한 권 떠올랐다.
그때 호캉스를 하며 읽겠다고 사서는
그날 이후 분명 책꽂이에 꽂아두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누굴 빌려준 적도
외출 때 들고나간 기억도 없는데
며칠 때 온 집을 다 뒤졌는데도 나오질 않는다.
문뜩 이 책이 떠오른 것도 이상하지만
어디도 흔적이 없는 것은 더 신기하다.
무언가 꼭 찾으려 할 땐 안 보이다
또 잊고 있으면
어느 날 생각지도 않는 곳에서
불쑥 나타나기도 하던데
이 책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있어야
뜻밖의 곳에서 나타나려나...
도대체 어디에 숨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