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64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일 년에 한두 번씩 안부를 묻는데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전화로 옛 추억을 곱씹다 보면
얼굴을 마주하고 술 한잔하는 것처럼
지난 시절들이 그리워진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기억하는 그때의 나와
친구가 기억하는 그때의 내가
꽤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끔 친구는 나의 기억에 없는 나를 말해준다.
내가 아는 나와 친구가 바라본 나의
묘한 거리감이 은근 재밌다.
스무 살의 풋풋함을 기억해 주는
오랜 친구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 산책이 있었다.
깜깜한 밤하늘의 도쿄타워도 초승달도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