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커피,

3월17일

by 우사기

#76

어젯밤은 갑작스러운 지진에 놀랐다.

이번엔 진동이 아주 길었다.

3,4분 정도인 거 같은데

진동이 심해지니 삐걱거리는 소리가 점점 켜졌고

물건들은 금세 쓰러질 만큼 흔들렸다.

진동이 멈출 때쯤에는 정전이 되었고

정전이 되니 순간 당황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하니

후쿠시마가 진원지로 진도 6강,

도쿄는 진도 4였고 정전이 된 지역도 많고

진원지에는 쓰나미 경보도 발령되어 있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정전이 오래갈지 모른다 생각하니

물을 받아두어야 할 것 같았다.

욕조의 물 받는 기능도 온수도 화장실도

정전이 되니 모두 멈췄다.

욕조에 샤워기를 넣고 물을 받았더니

시간이 꽤 걸렸다.

무선 랜턴이 이럴 때 도움이 될 줄이야.

그렇게 욕조에 물이 다 채우고 나니

전기도 다시 들어왔다.

전기가 이토록 소중할 줄이야.

전기가 들어오니 마음도 한결 안정되었고

그제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잠든 시간이 2시가 넘었던 것 같은데

눈을 뜨니 햇살이 집안 가득했다.

또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은 아침이었고

어젯밤 일을 떠올리니 또 꿈만 같았다.

다시 뉴스를 뒤져봤더니

진원지에는 인명 피해가 있었지만

쓰나미 피해는 큰 것 같지 않았고

대중교통도 다시 정상화되고

도쿄도 큰 피해는 없는 듯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쓰나미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평범한 아침 햇살이

아무것도 아닌 모닝커피가

무한히 감사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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