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상

흐린 날에,

by 우사기

#132

오랜만에 회사에 들렀다.

사무실을 나갈 일이 점점 더 줄어들어 그런지

모처럼 만에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 설렜다.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었을 땐 그토록 좋아했는데

지금은 가끔씩인 회사 가는 길이 설레다니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회사를 오가는 길은 늘 지하철을 타지만

오늘은 왠지 조금 걷고도 싶고 전철도 타보고 싶어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전철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이치가야역은 전철이 달리는 풍경이

잔잔한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아

역을 따라 걷는 길이 은근 즐겁다.

다리 밑에는 자그마한 낚시터가 있는데

언젠가 한 번은 꼭 가봐야지 한 게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여긴 은근 커플들이 많이 온다는 소문도 있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역에서 바라보는

도시 풍경이 오히려 선명해 보여 것도 좋았다.

사쿠라가 필 때면 나카메구로역만큼이나

이곳 풍경도 멋질 텐데...

기억해두었다 내년에는

꽃비가 흩날릴 때를 맞춰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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