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하게,
#190
눈을 뜨니 외출해야지 했던
어제의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하루였다.
어제 사 온 홋카이도 우유빵과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글을 썼다 음악을 들었다를 반복하며
그렇게 느릿하고 또 느릿하게 보내는 일요일이었다.
오랜만에 유부와 표고버섯을 듬뿍 넣은
미소시루도 끓였다.
토마토에는 올리브유만 살짝 곁들이고
지난번에 냉동해둔 오쿠라는 낫또에.
그리고 마지막 남은 가지구이까지 더했더니
식탁이 평소보다 푸짐해진 듯했다.
그렇게 잘 먹고 푹 쉬어가는 휴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