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선물,
#256
어젯밤 전화벨이 울렸는데 받지 않았다.
모르는 번호였고,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올 전화가 없으니까.
이번엔 궁금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용건이면 문자라도 남기겠지 싶어서.
그렇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오후에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지난번 1인용 소파를 산 가구점으로부터.
그렇다. 드디어 내일이 소파가 도착하는 날인 거다.
그리고 어젯밤의 그 전화가 배송 시간을 알려주는
전화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제야 기억이 났다.
소파를 살 때 배송일 이틀 전쯤 전화로
연락이 갈 것이 했던 점원의 말이.
괜스레 내가 전화를 받지 않는 바람에
점원에게 걱정만 끼친 것 같아 많이 미안했다.
1인용 소파를 살 때만 해도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까마득하기만 했는데
어느새 도착할 날이 되었다니
반가운 메일에 요 며칠 가라앉았던 기분이
한 번에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9월의 선물이라 생각했더니
기분전환이 필요한 때를 어쩜 이리도 딱 맞췄을까.
감사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