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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Oct 31. 2022

도쿄 일상

숫자 세기,

#303

어느새 10월 마지막 날이 되었다.

매일매일 세는 숫자는

언제 앞자리가 3으로 바뀌나 했더니

어느새 3으로 바뀌고도 3일이나 지났다.

앞자리 숫자가 3으로 바뀌면

그때부터는 신년에 세운 계획들을

연말까지 이루기 위해

스피드를 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전혀 그럴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할 일을 하고

적당히 계획대로 또 적당히 계획을 어기며

그렇게 지내는 날들에 어느새 익숙해졌는지

이상하게 올해는 느슨한 느낌이 좋은 것 같다.

불타는 의욕도 열정도

지금은 어디론가 다 날아가 버린 것 같지만,

어디로 날아갔다 또 돌아올 때가 되면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겠지 싶다.

올해는 남은 62일도

적당히 평온한 날이면 그걸로 된 것 같다.

아, 그나저나 숫자를 세다 보니

이상하게 마지막 날 #365로

딱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 살짝 걱정스럽다.

(지난번에도 같은 숫자를 반복했다 수정했다)

아무튼,

만약 12월 마지막 날  #366이 된다면

그때는 나의 덜렁거림과 어설픔을

기분 인정하고 시원하게 웃어주자.

대신 내년엔 숫자를 세지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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