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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Jun 13. 2023

일상

새롭게,

도쿄를 떠나는 날 아침은

기분이 아주 묘했다.

남겨 놓은 것이 분명 아무것도 없음에도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

머지않아 곧 아주 그리워질 것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도쿄에서 떠나는 날

나를 위한 마지막 선물로 문고본 두 권을 샀다.

북 커버를 부탁드렸더니 곱게 북 커버를 입힌 뒤

두 권의 책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란 고무밴드로 묶어주셨다.

아주 귀여웠다.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고

나의 새 보금자리에 이삿짐도 도착했다.

짐을 일찍 보내고

딱딱한 마룻바닥 생활을 한 보람이 있었다.

짐을 싣고 온

담당 직원이 주는 체크 리스트를 들고

박스가 들어올 때마다 번호 체크를 했다.

짐이 하나씩 들어올 때마다

조금 설레기도 하고

은근 재밌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짐들이 하나씩

새로운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도쿄의 향기의 마구 풍기며.

아,

새로운 식구로 전기밥솥이 왔고

옆에는 아끼는 토끼를 놓아두었다.

토끼가 자기에게 딱 맞는

자리를 찾은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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