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
아라시야마의 그날을 떠올리니
다시 또 온 세상이 잔잔해지는 것 같다.
사실 아라시야마는
아침의 고요를 지나면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기에
한가로운 산책을 즐기기
그리 쉬운 곳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최대한 한가로운 곳을 찾았고
아라시야마의 잔잔함을 즐기려 애썼다.
그렇게 우연히 만난
호곤인의 시시쿠 정원.
눈을 감으면
가을 단풍이 절로 연상되는
멋스러운 풍경이 가슴을 흔들었다.
물론 미도리로 가득 찬
5월의 정원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우구이스(휘파람새)의 지저귐까지 더한
정원 속 소담스러운 다실에서
아라시야마의 잔잔한 추억을 만들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잔잔함을 갈망했고 그 마음은
발걸음을 후쿠다 미술관으로 데려다 놓았다.
아라시야마를 비추는 커다란 수반이
엔가와(툇마루) 느낌의 기다란 복도가
전통 문양을 담은 멋스러운 창가가
창고 이미지로 연출된 전시실이,
그 모든 것들이 평온한 미술관에서
하시모토 간세쓰[橋本関雪]의 전시회를 만나건
또 하나의 행운이었다.
그리고
전시회 끝에서 다시 만난
팡또 에스프레소또.
강가가 내려다보이는 미술관 카페가
팡또 에스프레소또 일 줄이야.
이곳의 정식 이름은
팡또 에스프레소또 후쿠다 미술관,
나는 또 운 좋게
도게쓰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창가 자리를 독차지했다.
오후의 햇살이 반짝이는 날,
이토록 여유로운 아라시야마를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기억 속
고요한 아라시야마가
오늘도 잔잔히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