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정요리
생선구이로 소박하게 밥상을 차렸다. 오늘의 생선은 홋케[ほっけ]. 홋케는 한국어로 임연수어라고 한다. 그런데 임연수어를 알기 전 홋케를 먼저 알아서 그런지 임연수어라는 단어가 왠지 낯설고 자꾸만 까먹게 된다.
얼마 전에 인터넷 기사에서 생선구이 인기 랭킹에 홋케가 1위를 차지한 걸 봤다. 일본에서 홋케를 많이 먹는다는 건 알고 있지만 1위일 줄은 몰랐는데 조금 의외였다. 당연히 1위일 줄 알았던 연어는 2위, 그다음은 고등어가 아닐까 했는데 3위는 꽁치였다.
아쉽게 2위였던도 연어구이[샤케 しゃけ]는 일본 밥상의 빼놓을 수 없는 단골손님으로 오니기리의 속재료로나 오차즈케[お茶漬け]의 메인재료로도 인기가 놓다.
꽁치 하니 메구로[目黒]의 꽁치 축제[산마 마츠리 さんま祭り]가 생각난다. 가을이 시작되는 10월이면 숯불에 구워낸 신선한 꽁치를 함께 먹는 재미난 마츠리가 있다. 하루에 약 6천 마리 정도의 꽁치를 구워 무료로 나눠주는데 요즘은 꽁치의 수가 줄어 사전 신청제로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 산마 마츠리에 갔다 줄이 너무 길어 꽁치 먹는 걸 포기하고 먹는 사람들만 구경하다 온 기억이 난다. 10월이라고는 해도 뜨거운 햇살 아래 2시간가량을 기다리는 건 무리였는데, 신청제라면 이젠 한 번 도전해 볼 만하다.
순위에선 빠졌지만 생성구이 하면 그래도 고등어를 빼놓을 수 없다. 순위는 3위까지였지만, 아마도 4위는 고등어였을 것 같다. 고등어구이하니 다이칸야마 산책길에 꼭 들러가던 소담스러운 식당 생각이 난다.
런치메뉴는 몇 종류 있지만, 갈 때마다 메뉴를 보기도 전에 나도 모르게 고등어구이를 주문하게 된다. 고등어구이(소금 간)는 줄여서 사바시오[さば塩] 원래는 사바시오야키[さば塩焼き], 고등어된장조림은 줄여서 사바미소[さば味噌] 원래는 사바미소니[さば味噌煮]. 한국 식당에서 주문할 때 된장찌개를 [된장요!]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
누군가 여행길에 이곳을 발견하게 된다면, 소박한 식당의 고등어구이가 갑자기 당긴다면, 스르르 문을 열고 들어가 사바시오[さば塩]라고 주문해 보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