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기록
쉬어가는
명절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지만
그 어는 때보다 더 쉬어가는 느낌의
토요일이었다.
각자 뒹굴뒹굴하다
또 같이 먹고 즐기다를 반복하는 사이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빨리 흘렀다.
설 연휴 처음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동생에게서도 바베큐 사진이 전해져 왔다.
모두들 각자의 쉬어가는 시간에
충실한 것 같아 좋다.
아,
내일은 어쩜 조카가 세뱃돈을 받으러 올지 모르겠다.
자기 전에 잊지 말고 예쁜 봉투를 챙겨둬야겠다.
느릿하게
오늘도 느릿하게 즐기는 하루,
고소한 빵내음으로 집 안을 가득 채웠고
대충이긴 하지만 집밥도 잊지 않았다.
늦잠으로 시작한 하루는 밤커피가 당기고
밤커피를 마시면 다시 늦잠으로 이어지고
악순환이긴 하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휴일 풍경이다.
휴일의 시작처럼 마지막도 아침 나들이를 넣었다.
아침 카페에서 하루를 시작하려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지만
아무래도 밤커피는
좀처럼 나를
꿈나라 보내줄 것 같지 않다.
아침 카페에서
코끝이 살짝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아침 나들이를 다녀왔다.
지붕과 하늘에 맞닿은 로고가
너무 귀여운 어니언 카페.
따끈한 온돌방에 앉아
커피와 빵으로 즐기는 아침 시간,
일상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서의 수다가
소소한 기분전환이 되어주었다.
모닝 카페에서 벗아난 다음은
운현궁 담벼락을 따라 타박타박.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발걸음은 익선동을 향하고.
나들이의 마지막은
몸을 녹이며 후루룩
멸치 국수 한 그릇.
마음까지 녹아드는
짧은 여행 같은 나들이였다.
웃기고 아프고
어제 운현궁에서 일이다.
높이가 낮고 작은 터널 같은
중간 문에 머리를 부딪혔다.
(엄밀히 말하면 이마)
분명 빨간 글씨로 커다랗게 쓰인
[머리 조심]이라는 글씨를 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이 반짝했다.
쾅 소리도 아주 크게 났고
그 소리와 함께 내 몸이 뒤로 쏠렸다
반사적으로 다시 앞으로 휘청거렸다.
어제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
멍이 들지 않고 아픈 게 나을까
안 아프고 멍이 드는 게 나을까 하며
농담을 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거울을 보니
문 자국이 남은 듯
이마 중앙은 전체적으로 부어올라 있었고
문 자국 같은 일자 상처는
살짝 들어간 듯 찍힌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아프기까지 했다.
둘 중 하나 일 줄 알았는데 둘 다였다.
아아, 나는 왜 거기서 고개를 들었을까...
웃기고 아프고 슬프다.
설마 흉터가 남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