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상
사과와 배를 하나씩 깎아
대충 접시에 올려놓고 보니
한국에서의 식후 과일 생각이 났다.
언젠가 어떤 일본 분이 한국에서는
늘 식후 큰 접시에 과일이 나오던데
한국의 문화인지 궁금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문화랄까...
그 말을 듣기 전까지는 의식해 본 적이 없었는데
듣고 보니 한국에서는 어느 집에 가도
꼭 식후에는 푸짐한 과일 접시가 나왔던 것 같다.
그 이후 한국 드라마를 볼 때마다
식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커다란 접시에 담긴
과일을 먹는 풍경이 왜 이리 눈에 들어오는지.
식후 과일을 먹는 장면은 생각보다 꽤 많았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당연한 풍경이라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것도 한국인의 [정] 같다.
파스타에 넣으려던 가지는
결국 할머니의 말씀대로 구웠다.
대신 반으로 잘라 촘촘히 칼집을 넣어서.
튀기듯이 구워낸 가지에
간장을 살짝 뿌리고 생강을 올렸더니
담백한 게 맛이 아주 꿀맛이었다.
이걸로 나는
마르쉐 할머니 야채 가게의
단골손님이 되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