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 머무는 기간이 고작 일주일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즈바리 수도원을 두번 찾았다.
앞서 첫 목적지였던 스테판츠민다에서 트빌리시로 들어오는 길에 삼타브로 수도원(სამთავროს მონასტერი)과 즈바리 수도원(ჯვრის მონასტერი)에 다녀 갔었다. 하지만 흐린 날씨가 아쉬웠고 즈바리 수도원의 영적인 매력에 다시 찾아왔다.
두번째 방문한 즈바리 수도원. 맑은 하늘 아래 절벽에 세워진 오래된 건물이 보인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이는 즈바리 수도원. 처음 방문했던 흐린날 모습이다.
조지아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기독교를 받아들인 나라로 이후 그들의 삶에 신앙이 중심이 되었다. 수많이 겪은 외세의 침략에서도 신앙을 바탕으로 나라를 지켜낸 조지아인들.
성당에 들어서면 초에 불을 붙이고 성호를 그리고 기도하는 경건한 조지아 사람들을 본다. 난 종교가 없다. 그럼에도 그들 곁에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손을 모으고 누군가를 향해 머리를 숙여 마음을 전하게 된다. 조지아 인의 깊은 신앙심이 나를 움직였다.
우리를 그들처럼 초를 사서 불을 붙이고 예의 갖춰 인사를 해본다.
멀리서 걸어오는 조지아 정교회 성직자의 모습에서 신성함이 느껴지는 이곳. 즈바리 수도원이다.
즈바리 수도원은 590년 절벽에 세워진 정교회 수도원으로 1400년이나 된 오래된 건축물이다.
조지아 정교회에서는 성지순례 필수 코스이고 관광객에게는 므츠헤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인기 장소이기도 하다.
즈바리 수도원에서 바라본 므츠헤타는 쿠라강을 끼고 산록에 평온하게 자리하고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마을이 므츠헤타다. 모여드는 두 줄기 중 북에서 흘러오는 강이 아라그비강, 그리고 서쪽에서 흘러드는 것이 쿠라강이다. 두 강은 므츠헤타에서 하나가 되어 쿠라강이라는 이름으로 수도 트빌리시로 흘러든다.
문뜩 지리 덕후의 호기심이 발동된다. 이 강은 어느 바다로 흘러들까? 재빨리 지도를 찾아보니 쿠라강은 트빌리시를 지나고도 한참을 더 흘러간다. 국경을 넘어 아제르바이젠을 지나 세계에서 가장 큰 내해인 카스피해로 흘러든다. 헐, 한반도 길이보다 먼 길을 가는 강이었네 ! (한반도는 약 1,000km 정도, 쿠라강은 약 1,300km를 흘러간다.)
아직 갈길이 먼 쿠라강, 사진에 보이는 마을이 므츠헤타다.
또 신났네 ㅋ
조지아 정교회 수도원에서 만난 한 남자
그는 1400년이 된 이 성스러운 정교회 수도원 앞에서 메카를 향해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무슬림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루 5번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한다. 이를 쌸라라고 한다.
십자가 아래에서 알라를 향해 기도하는 남자.
이채로운 모습을 놓칠세라 사진에 담았다.
그는 무엇을 기도하고 있을까?
대학에서 지리학을 공부했으니 답사를 핑계로 길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 지리를 배울 적에는 새로운 도시에 가게 되면 한장의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에 급급했다.
그렇게 20년 정도 지나니 이제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내 눈에 담긴다.
평범한 일상, 그 속의 고단함, 각자가 지닌 삶의 무게에 대해 들여다 보게 된다.
나이드는 티를 이렇게 낸다.
즈바리 수도원에서 동시에 서로 다른 모습의 종교를 경험했다.
모시는 신은 다르지만 모두 마음을 다해 그들을 신을 섬겼다.
그리고 그들의 신께서 모두의 기도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주제넘은 기대를 가져본다.
* 여행기가 끝날 때까지 토요일에 글을 발행하겠습니다. 오늘은 개인사정상 하루 빨리 글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