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_ 장작 공급

by 행복해지리






1단계 _ 그곳에 가고 싶다.


축하드립니다.

스테이지 1을 통과하셨습니다.

아이가 가고 싶은 여행지가 생겼습니다.

짝짝짝.


다음 할 일은 장작 공급입니다.

아이 스스로 일으킨(이라고 생각하는) 호기심이 활활 타오르도록 해야 합니다.

잠시 타오르다가 금세 사그라들면 안 되죠.

어렵게 생겨난 아이의 탐구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장작을 넣어줘야 합니다.

하지만 노골적인 건 곤란해요.

부모의 욕심이 드러나는 순간, 아이는 눈치채고 배움여행버스에서 하차할 겁니다.


기억해 주세요.

아이주도 배움 여행의 목적'그 도시 참 좋았어. ', '그 여행 참 재미있었는데. '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중에 수업 시간에 여행했던 도시가 나오면 반갑고, 덕분에 학습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당신께서는 초등학교 수학여행 둘째 날 무엇을 봤나요?

비싼 돈 주고 갔었던 해외여행에서 관광지의 역사적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모두 생각나세요?

어차피 지금 외운 지식은 금세 휘발되고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학여행에서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보면 그때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해외여행 가서 느꼈던 이국적인 분위기와 맛있던 음식은 언제나 생생합니다.


아이주도배움여행이라고 거창하게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학습적인 면 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호기심을 바탕으로 여행을 주도해 본 경험, 여행 중 돌발 상황에 대한 문제해결능력, 정해진 예산과 기간 안에서 여행을 설계하는 계획력, 어른 대신 가족을 이끌어보는 리더십 등을 기르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그리고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낸 경험으로 아이는 대단한 성취감을 갖게 됩니다.

저희 둘째는 요즘 부여 이야기가 나오면 '엄마 부여는 내가 코스 만들었잖아. ' (공주_부여 여행에서 공주는 아들, 부여는 딸이 담당했거든요.) 라고 으쓱하거든요.

˘◡˘





본격적으로 장작을 공급할 시간입니다.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활활 태워줄 첫 번째 장작은 입니다.


가장 건전하고 이상적인 방법이죠.

너무 뻔한 방법이라 실망하셨을까요?

하지만 뭐든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행지와 관련된 책으로 아이의 관심을 확장시켜 주세요.

여행지와 관련된 책은 조금만 검색해 보셔도 금세 리스트가 완성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자주 가시는 도서관 어린이장서실에서 검색하는 겁니다.

다 가져오세요.

이때 아이마다 한 번에 몰입해서 읽는 건 선호하는 아이가 있을 것이고, 간헐적으로 시간 차이를 두고 읽는 아이가 있을 겁니다.

아이 성향을 보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 건 부모니깐요.


저희 아이들은 후자에 속합니다.

그림책은 하루에 한 권 정도, 글밥책은 일주일에 1권 정도를 꾸준히 읽었습니다.

여행 전 한 달 전부터 읽었습니다.

여유를 두고 책 읽기를 시작하면 뭐든 부담 없이 천천히 할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 대한 책을 읽으며 아이는 서서히 젖어듭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요약하거나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을 통해 호기심이 증폭되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추구하는 아이주도 배움여행은 아이가 즐거운 여행입니다.

여행이 공부의 연장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히면서 욕심이 내서 양을 늘리고, 또는 학습을 시키게 되면 1회성으로 끝나버릴 수 있어요.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활활 태워줄 두 번째 장작은 영상입니다.


여행 관련 영상이 요즘 참 많습니다.

개인이 올린 영상의 경우 흥미 위주 이거나 비속어 등이 섞인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때문에 꼭 먼저 보시고 양질의 콘텐츠라고 생각될 때에만 아이에게 보여주세요.

유튜브에서만 검색하지 마세요.

문화재청, 자치단체 문화관광 사이트, EBS 에 교육적인 영상이 많습니다.

미리 찾아보셨다가 연관이 되는 책을 볼 때 연계해서 보여주시면 더 효과적입니다.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활활 태워줄 세번째 장작은 지도입니다.


지자체에서 만들어내는 관광지도를 사전에 신청해서 우편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 방법은 조금씩 달라요.

보통은 [지자체 홈페이지] - [문화관광] - [관광도우미 또는 관광지도 신청] 순서로 찾으시면 됩니다.

보통 일주일에 1회 한꺼번에 발송되기 때문에 여유있게 신청하세요.

그림으로 된 지도가 도착하면 낙서를 하든, 그림을 그리든 자유롭게 공간을 만끽하도록 기회를 주세요.

이런 과정이 지도와 친해지고 도시를 익숙하게 만듭니다.

덤으로 지도 읽는 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됩니다.

나중에 지도 위에 기본 코스를 표시할 때 또 활용할 겁니다.


다 펼치면 자기 몸을 덮을 수 있을 정도의 지도를 보며 골똘히 살피는 모습은 매번 봐도 정말 귀엽답니다. 우리는 그 순간을 즐기는 걸로 만족하도록 해요.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활활 태워줄 네번째 장작은 책임감입니다.


9월 말에 부여_공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무리 아이주도 배움여행이라 해도 2달 전 미리 숙박을 예약한 것 외에 정말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어요.

숙소 예약도 차차 아이들에게 넘길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제가 준비가 안되었네요.


모두 아이들에게만 맡겼습니다.

참견을 할만한 틈이 없을 정도로 제가 바빴거든요.

아이들이 준비한 여행 코스 종이 한 장 들고 출발했습니다.


엄마는 아들 딸만 믿고 있는다.
(속마음은 덜덜덜)


초2 아이가 준비한 부여 첫날 여행 코스



그간의 아이주도 배움여행 짬밥이 티가 나네요.

여행 코스뿐만 아니라 별점까지 고민한 맛집 리스트까지 뽑아놓으셨네요.

박물관 휴일 정도까지 확인하셨고요.

덕분에 여행은 아주 순조로웠습니다.


요즘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여행 계획이 조금 틀어줘도 문제 될 것이 없어요.

그러니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기고 출발하셔도 됩니다.

철두철미한 계획형 인간이신가요?

그럼 아이에게 맡기고 떠나는 여행이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답답할 거예요.

하지만 여행의 목적을 다시 상기시켜 보세요.

우린 여행보다 배움이 중요합니다.

책임감.

기획력.

문제해결능력.

자신감.

리더십 같은 것들 말이죠.


여행지에서 돌발상황으로 일정을 바꿔야 할 때에도 결정권은 아이에게 주셔야 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계획을 부모 마음대로 수정하게 되면 이미 아이주도 배움여행의 의미는 퇴색됩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아이 손으로 할 수 있도록 믿어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겁니다.





자, 두 번째 단계를 통과하셨습니다.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코스를 작성해 볼까요?

코스 작성 요령으로 다시 올게요




이전 02화1단계 _ 그곳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