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글 [습관의 정제]
"이렇게 추운데 헬스장을 가?"
회사 동료의 말에 웃음이 난다. 1년 전의 나였다면 똑같이 했을 말이다. 지금 나는 기상 후 출근하기 전까지 포근한 이불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다는 생각을 잠시 미뤄두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습관들 중 몇 가지는 나를 변화시키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도 있다.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할 때 우리는 흔히 좋은 습관을 떠올린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좋은 습관이 될 때까지 조정과 정제가 필요하다. 지금 내가 실천하는 습관들과 그 과정에서 얻은 생각들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1. 헬스
운동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습관이다. 나도 출근 전 매일 헬스장에 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1년을 계약했다. 꾸준히 운동하며 얻는 성취감이 결국 부상을 초래했다. 하루에 모든 근육을 단련하려는 과도한 목표는 좋지 못한 결과를 내고 만다.
비록 헬린이지만 여전히 헬스를 즐겁게 하고 있다. 헬스는 꾸준히 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지나치게 몰입하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강도로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습관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2. 글쓰기
글쓰기는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이는 오히려 창의력을 억압하고 글쓰기의 본래 목적을 잃게 만든다. 브런치를 오래 쉬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솔직하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로 꾸미려는 순간 글쓰기는 스트레스로 변한다. 여전히 지난 글을 수정하려고 기웃대는 나를 발견한다. 완벽주의를 내려놓는 과정은 험난하다.
3. 메모
글쓰기를 시작하며 메모 습관도 자연스럽게 생긴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저장하는 용도로 시작했지만, 점차 하루를 돌아보는 기록으로 확장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메모를 남기거나 모든 것을 기록하려는 강박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중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메모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메모는 잘 정리해야 유용하다. 지금도 메모장을 열어보면 쓸모없는 데이터로 가득한 경우가 많다.
4. 정독
독서는 오래된 습관이지만, 이번에는 다독이 아닌 정독을 목표로 한다. 휘발되고 마는 지식이 아닌, 깊이 남는 배움을 얻고 싶었다. 정독을 실천하며 메모와 글쓰기로 연결하려고 노력한다.
과거 다독을 추구하던 시절에는 읽기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졌다. 이제는 한 권의 책에서 얻은 교훈을 곱씹고, 이를 글로 남기며 배움을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5. 덜어내기
필요 없는 물건이나 관계를 정리하는 습관은 내 삶에 여유와 평화를 가져다 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주쳤던 순간도 있다. 모르는 번호가 휴대폰에 찍혀 있던 그날은 아직 생생하다.
[잘 지내? 올해도 새해 복 많이 받고 파이팅 하자!]
아뿔싸, 혼자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무턱대고 비웠기 때문이다. 오랜 지인임을 알아내는 과장에서 땀을 한 바가지 흘렸다. 욕먹어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 일 년 이상 연락을 안 했다는 단순한 기준 하나로 일방적으로 지웠기 때문이다. 세상은 유기적임을 상기한다.
덜어내는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물건이나 인간관계나 양적인 기준이 아니라 정서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
삶을 바꾸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나 극적인 변화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렇게 휘갈겨 놓은 백지 위의 낙서들. 선택의 연속이 난무하는 바다 위에서 방향조차 알 수 없는 채, 안개가 자욱한 머릿속에서 조명이 수없이 번쩍인다. 흑과 백 그사이 어딘가 깜빡이는 빛을 솔직히 마주하는 에세이. 이 글들이 독자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연결고리가 되길 바라며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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