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함께여도 느낀다

일곱 번째 글 [끝끝내 단단해지는 사람]

by 도유영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자신과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내면의 신호다. 그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때,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된다.


유난히 창밖의 네온간판이 선명하다. 연말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묘한 기분. 약속을 미루기만 하던 단톡방은 이맘때쯤이면 불타오른다. 아무 계획 없이 소파에 뒹굴던 나는 신년을 명분으로 술자리에 참석한다. 서울 문래동의 작은 골목에 자리한 식당은, 바삐 움직이는 종업원의 발소리와 잔이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하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웃음이 분위기를 띄운다.


대화는 주식, 재테크, 그리고 인생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모두의 말소리가 오가는 중, 한 친구가 나를 향해 물었다.


"요즘 즐겨 듣는 음악 있어?"


그저 일상적인 대화지만 마음 깊은 곳을 누른다. 좋아하는 음악조차 떠올리지 못할 만큼, 내 마음은 어디론가 멀어지고 외로움이 밀려온다. 마치 나와 나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거리를 실감케 한다. 방 안에 울리는 잔잔한 메아리처럼 내 안에 더 큰 질문을 남긴다.

누군가 함께 있을 때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을까? 이번 모임에서는 분명 그렇다.


예전에는 출근길이나 약속을 만나러 가는 길에 좋아하는 음악과 책이 나를 채웠다. 하지만 이제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끝내 친구의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외로움이란 나와 나 사이 균열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고 나하고 어렴풋이 깨닫는다.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감정이지만 쉽게 넘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덩굴 같아서 방치하면 어느샌가 뒤덮고 만다. 진정으로 단단해지는 사람은 스스로 먼저 행복해지는 법을 아는 이들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물건, 옷, 음악, 그리고 자신만의 소중한 시간을 통해 내면을 채워가는 과정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는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놓치고 살아간다.



외로움은 스스로를 부르는 조용한 초대장이다.







아무렇게 휘갈겨 놓은 백지 위의 낙서들. 선택의 연속이 난무하는 바다 위에서 방향조차 알 수 없는 채, 안개가 자욱한 머릿속에서 조명이 수없이 번쩍인다. 흑과 백 그사이 어딘가 깜빡이는 빛을 솔직히 마주하는 에세이. 이 글들이 독자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연결고리가 되길 바라며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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