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쁜편지 # 17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그대가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나는 왜인지 그 소리에
쿵하고 내려앉아있던 심장이
벌컥벌컥 다시 뛰어올랐습니다.
그동안 참 무겁게도 들고 다니던 심장이었는데
그 소식을 듣자마자 갑자기 가벼워졌습니다.
아, 이제는 내가 그대를 다 떠나보내었구나.
그대의 빈자리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이
이토록 다행스러운 걸 보면.
어쩌면 그대는 또 한 번의 이별을 겪는 과정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옆의 사람과는
꾸준히 사랑하며, 또 사랑받으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유일하게 내게 모질지 않았던 한 사람.
그래서 나는 유일하게 나를 스쳐간 사람 중에
그대만은 행복을 빌어줄 수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