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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이로 May 09. 2021

나는 감성적인 사람이 될 거야

면접을 볼 때나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감성적입니다'라거나 '저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에요'라고 하면 어떠한 사람들은 '그래서 음악을 하시게 됐군요' 라던가 '감수성이 뛰어나신가 봐요'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감수성이 풍부하면 좀 예민하겠네요'라고 한다던가 '기분파겠네요'라는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감성적이라는 건 그만큼 감정의 폭이 남들보다 크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그게 나쁜 것일까요? 저는 감성적인 사람이고 싶습니다. 감성적이라는 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많은 감정을 느끼고, 더 많은 표현을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할 줄 알고, 그 감정을 말로 혹은 글로 혹은 예술로 나타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감성적인 것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전혀 악영향을 끼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받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감정이란 건 나의 삶을 좀 더 여러 가지 색깔로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하지만 뛰어난 감수성이 컨트롤이 되지 않아 그때의 기분이 그때의 행동이 되고, 금방 나락으로 치닫아 극심한 우울함에 빠진다거나 반대로 너무 흥분해 충동적인 일들을 벌일 때에 좋지 못한 것이지요. 자아가 건강하고 안정적인 사람들은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해서 컨트롤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자신의 자아가 튼튼하지 못할 때 컨트롤이 어려운 것입니다. 나 역시 그렇습니다. 아직은 튼튼하지 못한 자아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런 나를 미워할 이유도 없습니다. 다 자라지 못한 이 자아를 가진 나도 나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튼튼한 뿌리를 가진 자아가 되는 중입니다. 더욱 감성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죠.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할 줄 알고 느껴보고 싶습니다. 고요한 슬픔부터 절규까지, 온기를 품은 미소부터 배가 아플 때까지 웃는 박장대소까지. 아픈 갓난아기의 고통도 이해할 수 있고 죽음이 언제 다가와도 이상하지 않을 32년생 할머니의 마음까지. 감수성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이러한 것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을, 감성적인 사람들을 나쁘게 보지 마세요. 그들이 감정의 스펙트럼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언젠가 그들은 그런 당신에게 고마워하며 튼튼한 자아를 가진 채로 당신이 힘들 때 옆에 있어 줄 귀한 인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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