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퍼처럼 UXer도 예측보단 순간의 반응과 균형감을 익혀야 한다
서퍼는 파도를 예측하지도, 파도를 외우지도 않는다.
그저 실시간으로 파도에 반응할 뿐이다.
꽤 여러 명으로부터 뽑힌 문장이었다. 내가 즐겨 사용하는 비유이기도 하다.
이 문장은 UXer의 일상은 물론 UX 준비생을 겨냥한 한 문장이었다. 많이들 UX 세계관에 어떤 고정된 공식이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지금까지 입시 중심적인 세계관에 익숙해서 그런 결과라고 봤다.
아쉽게도 그런 게 없다면 없는 분야다. 그야말로 반응의 예술이다. 스포츠 선수들이 실전에서 몸의 감각에 의존해야 하듯. 프로세스, 프레임워크, 메서드가 아무리 정교해도 사용자의 행동과 시장의 흐름은 대개 예측을 쉬이 벗어나곤 한다. 무엇을 잘못해서일까? 꼭 그렇지 않다.
처음 ‘파도’를 탔던 때 불현듯 떠올랐다. 비일상적인 행위인 서핑이 실은 삶을 너무나 닮아 있음을. 모든 UXer는 그 파도 위에 서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파도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균형을 잡는 법은 배울 수 있다. 이것이 핵심이다.
어쩌면 UX는 통제의 기술이 아니라, 감응의 기술이다.
요즘도 이 비유를 즐겨 사용한다. 이 문장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적응력의 철학이었다.
파도는 피해야 할 위협이 아니라, 받아야 할 리듬이다.
UX 업계는 트렌드가 빠르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도구와 언어가 바뀌어도, 본질은 같다.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고, 그 변화에 맞춰 흐름을 설계하는 일. 오늘의 정답은 내일의 오답이 될 수도 있는 세상.
그렇기에 UXer는 확신보다 민감함으로 일해야 한다. 너무 단단하면 부러지고, 너무 느슨하면 떠밀린다. 결국 UX의 숙련도란 유연함. 변화 속에서 자신만의 중심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다음 화인〈선택과 집중의 딜레마〉로 이어진다. 파도 위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익혔다면, 이제는 어디로 나아갈지 선택해야 한다. 모든 방향을 동시에 추구할 수는 없다. 무엇을 내려놓느냐가 곧 당신의 UX 전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