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성 휴리스틱 (Availability Heuristic)
이 글은 UX Collective 내 Victor Yocco의 The availability heuristic 내용을 추가, 번역, 의역, 재구성한 글입니다.
[흔한 IT 회사의 기획 일상]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ing)나 기능 배포 이후 한 사용자가 새로운 기능이나 디자인에 대해 혹독하게 비판한다. 다음 날 팀 전체가 그 얘기만 하고 있고, 아무도 다른 사용자들의 의견은 제대로 기억도 못 한다. 그렇게 분석 결과에는 혹독한 비판 의견에 관한 것들만 언급되며, 기존 기획의 목적은 뒤로 제쳐둔 채 해당 사용자가 제기한 문제에만 집중하게 된다.
물론 해당 사용자가 지적한 문제가 정말 중요한 문제일 수 있지만, 그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실행 방안을 만들어내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여기서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가용성 휴리스틱의 함정]
인간은 종합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기보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을 지닌다. 바로 이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이 가용성 휴리스틱이다. 최근에 일어난(recent) 일이거나, 생생하거나(vivid), 극단적이거나(extreme), 부정적인(negative) 정보들은 다른 정보들에 비해 빠르게 기억해 내려는 뇌의 경향성을 말한다.
이러한 가용성 휴리스틱으로 인해 아무리 좋은 데이터들을 모아 놓더라도 왜곡된 해석을 하여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품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못 할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우선순위를 높여 기회비용을 굉장히 크게 만드는 경우처럼 말이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실제보다 덜 중요한 것들이 중요해 보도록 만든다.
[가용성 휴리스틱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1)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다각화(data triangulation)
제품 기능이나 디자인에 대한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이터 출처를 여러 개를 두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용성 테스트뿐만 아니라 설문조사, 사용자 인터뷰, 애널리틱스 데이터, CS 등 다양한 사용자 접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 체계적인 문서화(Systematic Documentation)
사용자 피드백과 리서치 결과들을 잘 정리하여 적절한 저장소(repository)에 저장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리서치 결과나 데이터들을 단발적으로 고려하기보다, 연속선 상에서 이어지는 형태로 패턴과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
(3) 꼼꼼한 심사숙고 과정(deliberate reflection)
구조화된 논의 과정을 수립하여 팀원들이 데이터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하고 특정 데이터 포인트에 몰두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리서치나 프로젝트 이후 기존에 목표했던 것들이 달성 되었는지, 그리고 새로운 정보는 무엇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 지를 분류하여 체계적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4) 다양한 관점(diverse perspective)
팀원들이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가설들에 대해 도전적인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기획, 개발, 데이터, 디자인 등 다양한 직무 사람들과 함께 데이터에 대한 해석을 하여 교차기능적인(cross-functional) 논의를 진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Comment]
UX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제품이 다루고 있는 많은 사용자들의 사용맥락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가치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사용자의 피드백, 서비스 내부 데이터, 리서치 데이터와 같은 정보를 기반으로 의미있는 의사 결정을 하려고는 하지만, 가용성 휴리스틱이 곳곳에 함정을 파놓는다. 가용성 휴리스틱의 함정에 빠져 자극에 즉각 반응하고 성급하게 의사결정을 하기 보다, 한 발짝 물러나 여러 데이터들을 종합하여 다각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물론 그러한 자극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용자도 제품의 사용자기 때문에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제시한 피상적인 의견이 항상 본질적으로 제품의 가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나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의무는 사용자의 말의 기저에 깔린 본질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의견이 사업적으로도 성과로 이어지느냐를 신중히 검토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