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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Apr 11. 2021

메타버스 시대의 모빌리티

이동을 하는 시간의 질이 달라지는 순간

박람회장을 돌아다니다 긴 줄을 보게 되었다. 어떤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줄이라고 하는데 체험했던 사람마다 '재미있었다. 흥미로운 체험이었다.'라고 평가를 해서 점점 사람이 몰려들고 있었다. 난 그 기기가 정확히 뭐 하는 건지도, 왜 유명한지도 모르는 채 사람들의 후기나 반응을 보고 긴긴 줄에 합류를 하게 되었다. 얼떨결에 30분 정도 기다려 체험을 하게 된 기기는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였다.


시연장에는 난생처음 보는 어마어마한 비행기 엔진이 놓여있었다. 약간 당황한 얼굴로 멀뚱멀뚱 비행기 엔진을 쳐다보니 직원은 이 홀로렌즈가 도와줄 것이라고 친절히 설명을 해줬다. 직원의 안내로 업그레이드된 홀로렌즈를 머리 위에 쓰게 되었고 어마 무시한 기기 위에 화살표가 둥실둥실 떠다녔다.


'나사를 화살표가 표시된 곳에 꽂으라는 것인가?'


나사를 들고 허공에 두둥실 떠있는 화살표가 지시한 방향대로 꽂기만 했을 뿐인데 어느새 실제 세계에선 그럴싸하게 항공사 부품을 스스로 조립하고 있었다. 허상의 세계 이미지 덕분에 순간 내 능력치가 쭉 올라간 느낌이었다. 그때 어렴풋이 허상의 세계 즉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메타버스는 초월, 가상의 의미인 Meta와 세계, 우주라는 뜻의 Universe의 합성어이다. 1992년 미국의 SF 소설가의 소설에 등장했던 개념으로 아바타들이 3D 가상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가상의 세상은 세컨드 라이프나 제페토와 같은 플랫폼에서 실현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환경과 그래픽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최근 특히 더 부각이 되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또 다른 가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제페토


메타버스 즉 가상 기술은 용도가 무엇이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난생처음 항공기를 조립했던 나에겐 '교육용'으로 제격이었고 '게임', '콘서트', '설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모빌리티 측면으로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 설계부터 판매하는 Value chain 내 다방면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 모빌리티에선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제품 개발


가장 대표적으로 가상의 이미지를 통해 설계를 하거나 미리 시뮬레이션을 하여 예측해보는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신차를 가상기술을 통해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가상 데이터를 통해 가상의 환경을 만들어 제품을 개발하고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검증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테슬라 역시 판매하고 있는 모든 자동차에 대한 가상의 자동차를 SW로 만들어 놓는다. 진짜 자동차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가상의 SW 자동차 역시 업데이트를 하여 서로 동기화한다. 진짜 차량에 업데이트를 하거나 테스트를 할 때마다 가상의 자동차로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방식으로 가상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유지보수



폭스바겐은 MARTA(Mobile Augmented Reality Technical Assistance) 프로그램을 통해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아이패드를 이용해 구매한 차량의 수리 과정을 보여주거나 차량의 부품 이름을 가상의 이미지로 보여준다. 때론 AS센터와 연결하여 수리를 맡겼을 경우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직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가상의 이미지로 보여준다.                                                                                                                                                                                                                                                       


                                                                                      



차량/주차 관제/사용성 시뮬레이션


닛산은 'Invisible to Visible'이란 컨셉으로 가상을 융합한 미래 차량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여 실시간 도로나 교통 정보를 파악하여 운전자가 최적의 차선이나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미리 예측하는 용도로 메타버스를 활용한다. 사각지대에 보이지 않는 장소나 멀리 비어있는 주차 공간 정보를 가상의 이미지로 보여주기도 한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마다 미리 가상의 상황에서 적용하며 예측할 수 없는 문제를 미리 보정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한다. 





다임러 트럭은 운전자에게 처음 출시하는 기술에 대해 사용성 테스트를 하는 용도로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VR 기기를 예비 운전자에게 씌우고 트럭 조정석과 운전 상황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다. 물리적인 스티어링휠을 갖고 가상의 환경에서 운전을 해보면서 느꼈던 불편한 감정을 수집한다. 이때 나온 의견은 다임러 트럭을 개발하는데 적극 반영하여 더 나은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차량 내부에서의 새로운 공간 경험


날씨가 어둡거나 뿌연 하늘이 보이면 맑고 투명한 하늘을 투영해 차량 내부의 경험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파나소닉의 경우 주변의 장애물을 직관적으로 화면에 표시에 편하고 안전한 운전 경험을 증진하는데 메타버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앞으로 더더욱 운전자와 탑승자는 차량 안에서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필요로 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차량 내에서 제3세계를 만들어주면서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재미난 경험을 마구 창조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단순히 가상의 세계를 만드는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계와도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이동을 하면서 쇼핑, 광고, 게임 등을 실감 나게 실현해 시간 자체를 유용하고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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