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가 만든 보험업이 특별한 점
2020년 10월 테슬라 실적 발표에서는 조만간 테슬라 자동차 산업의 포트폴리오에 보험업이 30~40% 정도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발표하였다. 과연 그렇게 될까?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테슬라가 2020년 8월 자동차 보험업에 전격 진출을 시작하더니 빠르게 보험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벌써 텍사스, 이스라엘, 홍콩, 아랍, 독일 등에서 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왜 테슬라 보험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고 어떤 점이 다른 보험사와 다른 것일까?
가격이 저렴하다
테슬라 보험이 기존 보험에 비해 다른 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기존 보험사 대비 보험료가 60% 이상 절감되어 합리적인 가격대로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 S와 모델 3 소유주가 미국 대형 보험사인 '스테이트 팜 보험'에서 테슬라 보험으로 변경했을 때 보험료가 551달러(62만 원)에서 193달러(22만 원)로 줄어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저렴한 가격대가 나오면서 테슬라 차량의 소유주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접근성이 쉽다
테슬라 보험 사이트 첫 화면에는 '1분 안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견적으로 받으세요'라는 매력적인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기 위해선 번거로운 절차들이 많다. 어느 보험사의 가격이 저렴할지 찾아보는 것부터 신청을 위해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에 적어놓거나 상담원에 연결을 한다. 보험을 가입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 기입부터 시작해서 어떤 보험 상품이 괜찮을지 상담원과의 연락을 통해 오랫동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반면 테슬라 보험은 견적 받기를 누르면 바로 이상적인 보험에 대한 견적이 나와 쉽게 등록까지 할 수 있다.
직관적이고 전문적인 보험 패키지 구성
보험 패키지는 직관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자율주행차 보호 패키지'이다. 자율주행차는 이제 막 적용되는 신기술이고 보험 서비스를 하는 업종보다 자동차를 만든 제조업이 잘 아는 부분이다. 자율주행차의 특성을 반영하여 자율주행차 자체의 결함이 생길 때 보상을 해주고 뿐만 아니라 충전기, 전자키 교체 등의 문제도 적극 보상을 해줘 자율주행차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사고 처리/해결이 간편하다
왜 테슬라 자동차 회사는 직접 보험 회사를 만들었을까? 어떤 시너지가 나길래 사업 다각화를 감행하였을까? 테슬라 보험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사고 분쟁 처리까지 이어진다. 테슬라 차량에 장착된 8개의 카메라는 사고 발생 시 해당 사건 현장을 모두 녹화한다. 카메라 영상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타면서 밟은 속도, 조향 등 차량 내 얻을 수 있는 여러 데이터를 모두 접근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인 보험 해결의 실마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테슬라가 만든 보험의 커버리지는 테슬라가 만든 3가지 모델 차종이다.이렇게 차종을 제한하므로 회사가 커버하는 차종에 대해 규모의 경제도 추구하면서 균등하고 제한된 분야에서는 최적의 솔루션을 그 누구보다 쉽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사고 해결부터 수리까지, 한 번에 해결
다른 보험사들의 테슬라 보험은 다른 차량에 비해 비싼 편이었다. 게다가 테슬라 차량에 문제가 생겨 수리를 시작하면 몇 주, 혹은 몇 달을 기다리게 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 이유는 테슬라 차량 부품의 수급이 어렵고 수리가 밀려있는 등의 여러 문제가 있어 수리되기까지 오래 걸리고 프로세스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보험사와 수리를 한 번에 연결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최근 수리를 자체 확보할 예정이라는 트윗을 알린 바 있다. 수리와 보험을 묶으면 시너지가 발생하는 게 보험사는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사고 발생부터 처리하고 피드백을 받는 식의 결과를 계속 반복하면서 자동차 수리비용, 고장 내역 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수리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하고 있다. 즉 사고가 발생하면 수리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식이다. 이렇게 사고부터 수리까지 한 번에 해결하면서 고객들은 더욱 편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 회사가 직접 보험사를 만든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사업 다각화를 왜 추진한 것이고 테슬라는 어떤 기대를 한 것일까? 결국 테슬라는 고객들이 만든 데이터를 고스란히 자동차 회사의 소유로 만들어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를 계속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운전자들의 전체 밸류체인을 필요하다면 데이터로 모두 묶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려고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견고하고 뛰어난 HW는 단순 이동수단이었을 당시에는 각광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동이 또 하나의 공간 경험으로 대체되는 순간 HW보단 서비스, 콘텐츠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의미와 재미를 주는 서비스, 콘텐츠냐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을 받느냐 외면하느냐가 결정되리라 생각한다. 결국 보험사를 만든다는 건 데이터를 더욱 촘촘하고 알뜰하게 활용을 하겠다는 포부이고 나아가 앞으로 이런 서비스를 계속 출시하기 위한 하나의 전초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