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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May 08. 2021

어떤 전략으로 해외에 진출할까?

내가 만든 서비스와 제품을 해외에서도 판매하고 싶다면


대학생 때 국가 지원으로 카메룬과 베트남에 살았던 적이 있었다. 특별히 애국심이 투철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상하게 외국만 나갔다 하면 애국자가 된다. 우연히 카메룬 야운데라는 도시에서 LG전자, 삼성전자 간판을 보게 되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 계속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엔 아프리카에서 우리나라 간판을 보았다는 사실이 마냥 기분 좋은 정도였다면 지금 글로벌 전략을 배우면서 당시를 회상해보니 많은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카메룬에서 발견한 한국 기업!



카메룬 '야운데'에서 삼성전자를 볼 수 있듯이 지금도 수많은 회사들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거나 위험 분산을 위해, 회사 규모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을 하고 있다. 물론 자국에서도 성공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타국에 진출하는 건 더욱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문화와 인프라가 달라 아무리 자국에서 성공을 한 제품이나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타국에서 그대로 적용하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NTT 도코모의 경우 브라질 뗄레데스텔과 홍콩의 허치슨 등에 투자하는 등 해외진출을 모색하였던 적이 있었다. 일본 제1의 통신사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전화 인프라 산업에 투자하는데도 적극적이었다. 무엇보다 일본 내 성공적이었던 휴대전화용 무선통신 규격인 I-mode를 해외에도 동일하게 이식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통신망 인프라 규격이 도입하는데 시간적 지연이 발생하였고 생각보다 해외에서는 서비스 가입률이 뒤떨어지면서 오히려 일본 현지의 NTT 도코모의 수익성이 악화된 경우가 있었다. 이 같은 예만 보더라도 단순히 자국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그대로 복제해 타국에 이식시키는 경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로 사업을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글로벌 전략을 선정할 것이며 어디까지 글로벌로 진출을 할 것인지 그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진출을 위한 형태(인수, 투자, 계약 등), 최적의 타이밍과 지역적 판단 기준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여 글로벌 전략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글로벌 전략을 취할 것인지 고민하기 위해서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DDD 프레임워크를 먼저 염두하는 것이 필요하다. DDD 프레임워크는 배치(deployment), 개발(development), 심화(deepening)에 대한 분류 체계이다. 



프랜차이즈의 글로벌 진출 (배치 전략)

배치 전략(Deployment Strategy)은 Copy & Paste전략이다. 기본적으로 똑같은 제품을 판매를 하기 때문에 국가별 특성에 기반한 비용을 절감하거나 국가별 차별화에 대한 목적은 아니다. 대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는 필요한 전략이다. 피자헛의 피자나 KFC의 치킨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KFC나 한국의 KFC나 치킨의 맛은 크게 대등 소이하다. 그대로 표준적인 맛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치 전략은 평준화가 가능한 제품이나 프랜차이즈에 적합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우버는 한국에서 티맵과 연계하여 '우티'라는 브랜드로 새로 진출


 개발 전략(Development Strategy)은 노하우와 경쟁력을 진출 국가에 확산하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바로 '확산'이다. 진출하려는 국가의 특징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된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즉 개발 전략은 국가 간의 차이점이나 다양성에 기반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차이에 따른 진출 전략이긴 하지만 차이가 지나치게 발생한다면 적용하는데 학습 비용이 발생하여 수익보다 지출이 더 커지는 경우가 있다. 우버가 한국에 진출해 티맵과 함께 우티를 전략적으로 출범을 하거나 보다폰이 일본에서 보다폰 재팬을 설립하는 예시는 개발 전략에 기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심화 전략(Deeping Strategy)이 있다. 국가 간 차이를 활용하되 비즈니스 모델은 그대로 유지시키는 전략이다. 비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여 인건비가 저렴한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등의 방식을 심화 전략이라고 한다. 개발 전략과 배치 전략을 주축으로 하되 비용 절감을 위해 일부 도메인만 심화 전략을 취하는 경우도 많다. 




2012년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인수 발표 (출처 : 월스트리트 저널) 


예를 들어 2012년에는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하더니 2020년 티모빌과 스프린트가 합병되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통사가 다른 나라의 MNO를 인수하는 것은 개발전략에 가깝다. 개별 국가마다 다른 인프라 환경에서 각 국가별 상황에 맞춰 독특한 서비스 혁신을 도입하는 방식은 개발 전략에 가깝다. 가령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를 인수하기 전 일본에서 보다폰재팬을 인수하면서 통신 시장에서의 성공을 맛보았다. 0엔 아이폰을 출시하여 단말 할부금에 상응하는 비용을 통신비에서 할인해주는 차별적인 서비스로 통신사업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통신속도, 비용만 앞세우는 미국 시장에서 문화, 인프라 상황에 맞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치 창출을 제공하려는 방향은 개발 전략에 가깝니다. 


반면 배치 전략은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배치 전략은 자국에서 개발된 경쟁우위 서비스나 제품을 타국에 그대로 복제하는 전략으로 자국과 타국의 환경이 유사할 경우 해당이 된다. MNO 산업과 같이 인프라 환경과 문화가 다른 상황에서 같은 서비스를 그대로 복제하여 적용시키기엔 무리가 있다. 




이통사 사례를 살펴보면서 문득 서비스를 글로벌에 진출시키려면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만약 그 서비스가 프랜차이즈이면서 표준화를 할 수 있다면 Copy & Paste 격으로 배치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서비스는 차별화를 그 나라 상황에 맞춤화하여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개발 전략을 적극 활용해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위에 NTT 도코모의 사례처럼 일본 현지에서는 우수한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지만 남미에서는 참패를 한 것처럼 서비스는 무형적이고 변수가 많아 표준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로 진출하는 결정은 성공의 주춧돌이 될 수도 있지만 기존 강점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큰 결정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어떤 전략으로 언제 어디로 진출해야 할 것인지 미리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언젠가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더 성공적으로, 더 자주 선전하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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