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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Oct 17. 2022

포트폴리오 주제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

시작이 반이다, 포트폴리오 주제에 대하여


인턴을 하였거나 회사 경험이 있다면 회사에서 다루었던 프로젝트를 응용하여 포트폴리오로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이 없다면 어떤 주제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지 난감해진다. 이 문제는 학교에서 서비스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발생하는 문제이다. 새로운 콘셉트를 도출하는 것이 흥미롭고 문제를 푸는 것이 좋아서 '서비스 기획'을 하고 싶지만 막상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는 어떤 주제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뽑히는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을지 고민이 될 수 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내가 생각한 최선의 독특한 포트폴리오 주제는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테마나 주제일수록 불편한 점이나 어려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된다. 그래서 먼저 '자기 분석'이 필요하다. 하루 일과 중 무엇을 가장 오랫동안 검색하였고 최근에 어떤 책들을 읽었으며, 무슨 일을 할 때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후배 중 한 명은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롤플레잉부터 시작해서 전략 시뮬레이션까지 안 해본 게임이 없을 정도로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게임에 분명 그동안 참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다. 내가 볼 때도, 후배 본인도 게임을 참 좋아한다고 자타 공인 인정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특정 분야를 좋아한다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게임'에 대한 지식과 어려운 점, 문제점을 훨씬 잘 알게 된다. 그렇다면 지원하려고 하는 회사 도메인과 함께 융합을 시켜보는 것이다. 모빌리티 회사라면 차량 내에서 게임을 할 때 불편한 점들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기획서를 작성하고, 제조 회사라면 휴대폰에서 게임을 할 때 불편한 점들을 떠올려 보는 식이다.


나는 누구보다 '맛집'을 좋아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맛집을 가고 또 내가 음식을 해 먹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음식 레시피에도 관심이 많고 맛집을 빨리 찾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음식 레시피와 sns와 연결을 시켜보거나 음식 배달과 모빌리티와 연결을 시켜보는 것이다. 피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자를 먹을 때 최고 맛있는 온도를 알고, 어떤 토핑일 때 맛있는지 안다. 누구보다 피자를 주문하는 데 있어 경험이 많은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을 살려 피자를 주문해서 먹고 쓰레기를 버릴 때까지의 불편한 점들이 무엇인지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전 주제를 설정할 땐 본인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지점과 특정 도메인 간 연결고리를 만들다 보면 다른 사람 대비 차별화된 주제를 잡게 된다. 

다음 단계는 회사나 기술에 대한 이해이다. 본인만 좋아하는 포트폴리오는 독특하고 차별적인 주제로 나올 수 있지만 회사에서 관심이 없을 확률이 높다. 자동차 회사를 지원하는데 피자 이야기를 한다면 아무리 주제가 참신해도 외면받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지원하려는 회사와의 교차점을 찾아야 한다. 지원하는 회사와 교차점을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회사에서 개발하려고 하는 설루션과 관심분야와 결합해 구글에서 검색을 하면 나온다. 자동차 회사를 다시 예시로 든다면 '피자', '자동차' 이렇게 검색만 해도 피자와 자동차 간 융합해 나온 설루션들이 나온다. 이런 트렌드를 파악하면서 포트폴리오 주제를 보완하거나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트렌드와 거시적인 트렌드와 접목했을 때 흥미로운 주제가 나타날 수 있다. 거시적인 트렌드는 가트너나 딜로이트 등에서 발표하는 테크 트렌드를 살펴보면 포트폴리오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전체적인 테크 트렌드를 살펴본 뒤 트렌드와 본인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와의 접점을 찾아보는 시도를 하면 흥미로운 주제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된다. 


간혹 리서치를 하다가 좌절하는 경우가 있다. '기존에 이미 생각했던 솔루션이 나와서' 포트폴리오 주제 잡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나도 새로운 기획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이런 딜레마에 봉착하곤 했다. 내가 만든 건 이미 누군가 만들었거나, 화려한 기술들을 보니 내가 생각한 주제가 너무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차별점이 없다고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피자를 배송하는 모빌리티'라는 큰 콘셉트는 같아도 '어떻게'를 표현하는 건 완전히 다르다. 문제를 정의하는 것도, 사용자의 피드백을 듣는 것도 다를 수밖에 없다. 타깃으로 하는 연령대가 다르고 사용자 조사를 진행한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니즈가 완전히 다를 수 있어 큰 주제는 같아도 이를 표현하는 건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기존에 이미 나온 설루션이라도 좋아하는 주제라면, 포트폴리오 주제로서 활용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렇게까지 하였지만 여전히 포트폴리오 주제를 만드는 게 어렵고 지원하는 회사에서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럴 땐 경력직 지원 공고를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경력직은 빨리 현장 투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바로 해야 하는 업무들이 자세히 나와있다. 지원 공고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목표 회사가 어느 영역에 관심을 지니고 있고 사람이 필요한지 역으로 알 수 있다.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고 특별히 포트폴리오 주제를 삼을만한 아이디어도 없다면 전략적으로 경력 회사의 지언 공고에서 주어진 주제를 포트폴리오 주제로 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매년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얀 백지를 볼 때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때 대략 주제라도 잡혀 있다면 훨씬 빈 백지를 바라보는 부담이 줄어들어 먼저 주제부터 찾으려고 노력한다. 주제는 방향이다. 천천히 완성을 하든, 빨리 완성을 하든 완성하고자 하는 방향이 제대로 설정돼야 작업을 해도 헛수고가 되지 않고 완성도를 올릴 수 있다. 문득 내 포트폴리오의 주제는 잘 설정이 된 것인지, 커리어의 방향이 제대로 설정된 게 맞는지 궁금해진다. 이번 주에는 내 포트폴리오들을 천천히 다듬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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