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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치부자 Nov 29. 2024

약자라서 좋은 점

약자의 삶이 비춰준 진실의 거울


그게 말이 돼?

약자와 강자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누구든 강자가 되길 원한다. 

세상은 마치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정글처럼 보인다.
약자는 버려지고 무시당할까 봐 늘 전전긍긍하며 모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쓴다.
나 역시 예전에는 강자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다.
약자가 되는 건 곧 죽음이거나, 수치스러움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를 외면해 왔다.


그런데 얼마 전 약자라서 좋은 점도 있으며, 약자든 강자든 본질은 같다는 깨달음이 오면서 삶이 매우 자유해졌다. 

현실성이 떨어지고 매우 관념적인 이야기 같지만, 놀랍게도 이것은 매우 진실에 가깝다. 





강자가 되어보니

나 스스로가 ‘강자’라고 여기고 그렇게 보이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학창 시절 성적이 꽤 괜찮았고, 명문대 입학 후, 졸업 전에 대기업에서 인턴 후 바로 취직이 되었다. 

나는 자신만만했고, 스스로를 잘난 존재로 여겼다. (못나면 죽는 줄 알았다...)  

예전에 같이 회사생활을 했다가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한 언니는 내가 MBTI에서 'I(내향적)' 성향이 매우 강하다고 하니 믿을 수 없다면서 놀라워했다. 
외면했지만, 그때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꽤 어려웠다.
관계에 서툴러 마음을 얻기 위해 내가 무엇을 얼마나 잘하는지를 설명하려 드는 현명하지 않은 선택을 했다.

그 자체로 자랑처럼 들려버리곤 했고, 결국 사람들은 점점 더 나에게서 마음을 멀리했고, 관계는 자의 반 타의 반 저절로 정리가 되었다.

관계가 가장 어려웠지만, 에고로 가득 찬 나의 자아는 스스로를 강자로 착각하게 했다. 사실 그때 나의 내면은 매우 어두웠고 외로웠다. 




약자로서의 경험

그런데 지금, 나는 아이 둘을 혼자 키우는 엄마가 되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일도 해야 하고, 집안 살림도 해야 하니 마음은 항상 여유가 없다. 

이혼소송은 예상은 했지만, 지난하게 진행 중이고, 아직 결론이 날 기미가 없다. 

보통은 가장 가까운 관계의 친정 가족들은 나에게는 가장 불편하고 멀수록 편안한 관계가 되었다. 

그 누구에게도 온전히 수용되는 경험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나는 스스로에게 엄마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가끔은 맥락 없이 서글퍼지고 속이 뻥 뚫린 것 같은 공허감이 찾아온다. 


그런데, 이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지지하고 응원해야 할 존재’로 비치기 시작했다. 오히려, 꾸밈없이 약자가 된 덕분에 값없이 품어지는 따뜻한 수용과 사랑을 경험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강자가 되어야 무시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지만, 사람들 마음속에 약자로 자리 잡는 것 또한 큰 행운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세상에는 약자의 약점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건 그들의 문제일 뿐,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방법을 정해야 할 이유는 아니다.
나는 약자라 할지라도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필요하다면 그들을 현명하게 피하기로 마음먹었다. 피하는 것도, 멈출 줄 아는 것도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강자와 약자의 본질, 결국은 하나다.

생각해 보면, 강자도 약자는 서로 다르지 않다. 오히려 강자의 다른 모습은 곧 약자이고, 약자와 강자는 같은 것이다.

강자는 가진 것이 많아서 그 자체가 약점이 되며, 약자는 약점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다.
강자는 강자라서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괴로움을 겪고, 약자는 약자라서 다른 종류의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강자와 약자의 성질은 다르지 않고 그저 모양새만 다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강자도 되었다가 약자도 되었다가 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주는 조건 없는 사랑에 감화되기도 하고, 또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랑을 줄 수 있는 강자가 되기로 했다.




나는 나로서 사랑한다

우리 모두는 자유로운 영혼의 존재인데, 어떤 틀에 자신을 규정짓고 고정시키려 하니, 고통이 찾아오는 건 아닐까?

약자라면 어떤가.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 것일 뿐, 실제로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약자로서의 나를 바라보는 일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그저 나로서 나를 사랑한다.
강자라서도 아니고, 약자라서도 아니다.
그저, 불완전하지만 완성을 향해 걸어가는 나를 위해, 조용히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럼에도, 가끔 들리는 과거의 목소리

가끔은 머릿속에서 나를 책망하거나 검열하는 과거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실제로 들은 말이 아닌데도, 마치 들은 것처럼 반복되는 말들.

예전에는 그것들이 내 생각인 줄 알았지만,
이제는 그 순간 딱 멈춰 선다.

“아, 이 말들은 사실이 아니야.”
과거에 들었던 말들이 무의식 속에 저장되어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뿐이다.
그 말들은 진실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강자도, 약자도 아닌 나로서 충분하다.
내 안의 모든 모습을 받아들이며, 묵묵히 나아간다.








약자로 살면 죽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진정한 내면의 힘은 약함도 강함도 넘어선다는 걸 삶으로써 배우네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강자와 약자의 경계를 넘어 삶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가치부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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