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의 물음에 우물쭈물했었던 것이
그 이에게 그러세요, 라는 뜻이었을 줄
그때는 미처 몰랐었다
그 이의 제안에 고민하고 있었을 찰나에
그 이가 내 발목을 낚아채어 그곳으로 향하고 있음에
아무 말하지 못했던 것이
그러던가요, 라는 뜻이었을 줄
그때는 알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했다
한 밤중에 곤히 잠든 그를 확인하고
현관문을 간신히 열고 미친 듯이 달렸다
소리를 질러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는 애초에 소리 낼 수 없는 이었나
아니면 스스로 한 번도 소리 낸 적 없었기에
소리 내는 법을 알지 못하는 건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