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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 May 13. 2017

커피우유

섞으며 살다보면


무엇이 첨가되지 않은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를 마시지 않는 것은 순전히 내가 그것들의 맛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유 역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가지를 섞어둔 커피 우유나 라떼와 같은 갓들을 참 좋아한다. 그것들을 하루에 서너잔을 마실 정도의 애정을 가지고 있다.


세상은 참 재미있다. 싫어하는 것들임이 분명한데도, 이렇게 섞어두면 좋은 것이 되는 경우들이 더러 있으니 말이다.


힘들거나 우울한 일이 많다. 싫은 것도 투성이고, 간절히 바라는 것도 세상이 나를 버린 듯. 혹은 이번 생에서는 이루어질수 없다는 듯 나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괴롭고, 외롭고, 우울하고, 견디기 힘든 감정도 함께 휘몰아친다. 그것들이 일상을 매번 가득 메운다.


이런 것들도 커피와 우유처럼 섞이다보면 좋은 것이 될때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때가 오면 좋지 않던 것들이 뒤섞인 맛을 즐기며 지금을 행복하게 느낄지도 모르지. 그래서일까 커피 우유에 어쩐지 싫어하는 것들이 섞여 좋은 것이 되리라는 희망이 담긴 맛도 느껴지는 것만 같다.


고작 커피 우유를 마시며 별 생각을 다 해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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