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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력가노루 Jun 10. 2024

::: 이과생의 좌충우돌 미대 졸업기 <4>


전격 비교 자연대 VS. 미대

이과생 노노루가 미대를 다니며 느낌 ‘미대특’을 꼽아보자면

1. 수업시간

미대 수업은 당연하지만 대부분이 실기로 구성돼 있다.

(미술사, 미술론 등 아주 가끔 이론 수업이 있음)

실기 수업 2학점은 3시간, 3학점은 4시간으로 뻥튀기되는 매직…!

같은 학점의 시간표라도 미대 수업은 하루 내내 듣는 느낌이다.

직접 시간표를 봐도 (만화 4번째 컷) 길쭉길쭉한 네모에서 느껴지는 압박이 다르지 않은가?

2. 완성도

미대는 시험이 없다. (예~~~~)

하지만 좋아하긴 이르지…

매주 또는 격주로 제출하는 과제가 시험 대신 성적을 매기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자연대처럼 결코 쨀 수가 없다.

1학년 때 물리학 시험 전날 벼락치기 중에

나도 몰래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슬램덩크’ 만화책)로 밤을 꼴딱 새우고

아침 시험지에 교수님께 편지를 쓰고 나왔던 기억이 있는 노노루는

(다들 한 번씩 교수님께 기도 메타 돌렸던 적 있으시잖아요, 그쵸?)

미대 과제가 요구하는 ‘완성도’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기 너무나 힘들었다.

성적은 둘째치고 공부를 ‘열심히’ 했는가, ‘대충’ 했는가가 자연대의 삶이라면

(물론 노노루는 대부분이 ‘대충’ 했는가였지만)

미대의 삶은 이 ‘대충’ 했는가의 항목이 빠진다.

그렇다면 ‘안‘ 했는가는? 그런 게 있을 리 없지…

결국 ‘열심히’ 했는가라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는 운명이다.

그래, 미대는 이공계의 매주 또는 격주로 퀴즈를 보고

교실 뒤에 그날 바로 성적을 붙여 놓는 것과 같다.

내 성적을 누가 알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구나! (방금 글 쓰면서 깨달음)

어떤가, 성적 붙여놓는 퀴즈 매주 볼 자신 있는 분?

3. 야작

그래서 참된 미대생이라면 ‘야(간) 작(업)’은 인지상정.

노노루는 복수전공생이고 디자인과 전공이라 학교에서 밤을 새운 경험은 딱 한 번뿐이다.

지난 화에 나온 09학번 신입생들과 조과제 하다가

마무리도 못하고 새벽에 집에 가던 그 찝찝함과 구림이란…

야작으로 정신없이 해대느라 과제가 마를 새도 없이 제출한 적도 많고,

심지어는 예전에 냈던 과제를 살짝 수정해 다른 과목의 과제로 돌려 막기 한 적도 있다.

내 양심에 터럭을 나게 한 악마 같은 미대 과제여…(아련)

4. 크리틱

마지막으로 대망의 크리틱.

앞의 세 특징을 망라하는 미대만의 궁극의 차이점이다.

수업시간에 모든 학생들의 과제를 붙여 놓고

모두에게 작업을 공유하며 선생님과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이러니 수업 시간이 길 수밖에, 과제를 열심히 할 수밖에, 결국 야작에 돌입할 수밖에.

첫 크리틱 시간에 다 함께 둘러앉아 발표를 하는데

‘와, 이게 바로 미대 수업이구나’하고 전율을 느낀 노노루였다.

그림쟁이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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