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생들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은 일단 ‘정말 젊다! 그리고… 엄청 화려하다!’
노노루가 갓 입학했을 때의 자연대 친구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학우들이라도 ‘새내기’ 티를 숨길 수 없었는데
미대 ‘새내기’들은 정말 티가 하나도 안나더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이미 찾아놓은 느낌, 그래서 미대생인 걸까?
어쨌든 정말 우연의 일치로
내가 복전을 시작한 해(2009)부터 미대에서 ‘전공통합교육’이 시작됐다.
원래는 입학하자마자 그 학부에 맞는 커리큘럼을 따라가는데,
새로 바뀐 시스템은 1학년에 배우는 기초과목 (매체의 기초 1, 2/평면조형 1, 2/입체조형 1,2)
을 모든 미대 1학년들이 학부에 상관없이 모두 뒤섞여 ‘반’으로 나뉘어 함께 듣는 것.
마치 학부생들이 엄청 많은 경영대, 사회대 1학년들처럼 말이다.
미대는 이미 전공이 정해져 있다는 게 다를 뿐.
덕분에 디자인학부 디자인과뿐 아니라
동양화과, 서양화과, 조소과, 디자인학부 공예과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앞서 말한 인상을 받았다.
(그러니까 곧, 쟁쟁한 예고 출신이라는 사실!)
무엇보다 노노루를 자극했던 건 학기 중 열심히 제출한 과제들로
학기 말에 ‘1학년 공동과제전’이라는 이름으로 약소한 전시를 연다는 점이었다.
나중에 또 말하겠지만 ‘미대의 과제’는… 정말… 만만찮은 것이므로
‘과제전’은 마치 이 과제에 투입하느라 피폐해지고 너덜너덜해진
미대생들의 창작혼에 대한 ‘위령제’였다.
당시 같이 수업을 들었던 미대 학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래퍼 ‘빈지노’였다.
그 당시에도 ‘일본에서 음악하고 온 유명한 사람’이라고 전해 들었는데
매체의 기초 수업에서 추리물 같은 과제를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7년 후 최애의 피처링(No Matter What, BoA/빈지노, 2016)을 했을 땐 어찌나 멋지고 부럽던지.
4년의 미대 전공을 2년의 복전으로 정복하려는 노노루는
학년대로 커리큘럼을 짤 수 없어 주먹구구로 수업을 넣고 (바로 3학년 수업을 수강신청 한다던지)
철면피, 모르쇠, 버티기를 시전 했는데…
5학년에 졸업하려는 노노루의 큰 그림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