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여자친구는
기숙사에 살고 있었다.
우리 집은 사정상
나 혼자 살고 있어서
같이 사는 결정을 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어차피 매일 보던
사이였다.
우리는 집에서
더 편안하게 먹기 시작했다.
여자친구가 요리 실습하고
포장해온 음식들을 먹었고,
또 새로운 음식들을
요리해서 먹었다.
"오빠 파스타 얼마나 만들까?"
"글쎄? 500원짜리 크기 정도의 한 묶음이
1인분 아닌가? 아니다. 100원짜린가?"
"그러면 500원짜리 크기로
2묶음 하자."
"근데.... 모자른거 아니야?"
"그러면 3인분 하자.
아니, 모자라면은 아쉬우니까
그냥 한 봉지 다 넣자."
파스타와 국수는
면을 끓일 때는
모자란 것 같지만
요리를 완성하면
항상 양이 많다.
괜찮다.
먹다 보면 다 먹어진다.
그리고 음식은 왜 하필
물이 아닌 술과 궁합이
찰떡인지 모르겠다.
다양한 음식들과 함께
매일 술을 마셨다.
요리 잘 하는 여자친구 덕분에
음식을 다양하게 먹으니
질리지도 않았다.
먹고 마시고 또 먹었다.
매일 저녁이 파티였고
행복했다.
그렇게 우리는 돼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