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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Apr 24. 2018

게으른 사람, 네 접니다.

오븐드라이드 토마토 + 리코타치즈

요즘 큰 사이즈 작업을 하고 있어서, 집에와서 가방내려놓고 씻기가 무섭게 그림만 그리고 있다. 

오늘까지 진행한 버전. 아 힘들어.


40호짜리를 세촉만년필로 꽉 채워서 작업한다는건, 좀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을까?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매일 밤 꾸역꾸역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를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좀 이상하기도 하고 뭐 그런 마음이 든달까?


일단 팔이 너무 아프다. 어깨랑 팔, 팔목, 손가락이 다 아픈데, 잘때는 손가락이 곱아드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눈도 너무 나빠졌다. 매일 집중해서 보는것이 눈에 정말 안좋다는걸 몸으로 느낀다.

그림은 확실히 달라졌다. 생각하고 그리고, 만족할때까지 세밀하게 그린다.


이러다보니, 집안꼴이 엉망이다.

들어오자마자 가방 놓고 외투는 계단에, 커피와 음료를 마신컵은 싱크대에 쌓여있고 택배박스들도 난리가 나있다. 식탁위엔 사놓고 먹지않아 쭈글쭈글해진 - 유기농은 물러서 상하지 않고 쭈글쭈글해짐 - 방울토마토, 냉장고엔 일주일이 다 되도록 뜯지않은 우유까지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뚝뚝썰고, 써는동안 오븐을 100도로 예열한다.

예열된 오븐에 방울토마토를 넣고 1시간동안 굽는다. 내일 오전에 1시간 더 굽는다.


우유를 아주 약불에 끓인다. 한참 지나면 보글보글 공기방울이 생기는데, 그때 레몬즙 또는 식초를 큰스푼으로 두개쯤. 소금을 한꼬집 넣고 휘휘 젓는다. 그리고 나서 눋지않게 저으면서 40분 더 끓인다.

식히고 나서 채반을 깔고 면보위에 놓고 끓인 우유를 부으면 덩어리만 남는다. 한번 쭉 짜서 면보에 싼채로 냉장고에 하룻밤 넣어두면 리코타치즈 완성.



슬슬 하는 동안 부엌을 치웠다.

사실 치우는게 어려운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널어놓았을까 생각이 든다.

설겆이 하고, 마른 행주로 박박닦아 그릇정리를 하니 기분도 훨씬 좋은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는일을 너무 미뤄두었다.


그러지말자- 라고 생각하지만

내일 또 어지르겠지.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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