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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Jul 10. 2020

단단한 흙을 부드럽게

시간이 걸리는 일

을밀님이 집에 놀러와서, 마당을 보더니 흙이 너무 단단하다고 이야기해준다.

물이 잘 빠지고, 흙물이 쓸려내려가지 않아야 하는 곳이라 땅을 단단하게 다져놓아 그런것 같다.

아무리 틀밭을 만들고 흙을 위에 부어도 안되는건 안되는거구나.. 하면서도 식물을 심고 물을준다.


텃밭에 가는날 만난 을밀님이 호밀씨를 왕창 주면서 일단 호밀을 뿌려서 뿌리가 좀 내려갈 수 있게 해보라고 팁을 주었다. 호밀들이 땅을 파고 내려가 흙 사이에 공간을 내놓으면 내년이나 내후년쯤엔 나아질거라고 말한다. 

하긴 지금 을밀님이 텃밭도 그런식으로 점점 좋은 밭을 만들고 있는것일테니, 나도 시간을 가지고 계속 무언가 심고 가꾸면서 흙이 부드러워지기를 기다려야겠다.


호밀은 뿌리고 며칠되지도 않았는데, 솜털이 보송보송 나오더니 이제는 잎이 족히 10센티는 되는것 같다.

아마 가을즈음 열매를 맺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단단한 흙에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식물은 잎이 두껍고 아주 작아지는것 같다. 특히 한련화잎은 둥글고 커다랗고 부드러운 느낌의 진녹색이어야 하는데, 단단한 흙에서 고생하고 있는 녀석들은 잎이 아주 작고 주글주글하고 색도 어둡다. 


좋은 토대에서 씨앗을 뿌려 키운다는것이 이렇게 중요한 일이구나 생각해본다.


토마토들이 위로 길쭉길쭉. 꽃이 덜피는 마당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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