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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Sep 23. 2021

잔소리가 필요한 순간

작가님, 꾸준함이 필요해요.

오랫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더니 브런치에서도 꾸중 또는 잔소리같은 노티가 몇개 와있다.

꾸준히 글을 쓰고 꾸준히 사진을 올려야 하는데, 나는 항상 무언가를 몰아서 하고 어떤것에 몰입하는 동안 해오던 다른것은 잊고만다.


올해는 왠지 허덕거리는 한해같은 느낌이 든다. 

제주에서 전시를 계속 이어오면서 용인에서도 전시를 하다보니 그림을 그리고 가져가 걸고 하는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용인 전시는 급하게 하게 되어서 작업하고 있던 큰 사이즈 그림을 예상보다 빠르게 (사실은 그즈음에 끝냈어야 하지만 작업 진척이 덜 된것) 마무리 해야했고 집에 남아있는 그림들을 잘 포장해서 들고가는것도 필요했다. 

게다가 오랜만에 강의를 하게 되어, 어떤 사람들이 강의에 참여하는지 모르는 채로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강의를 진행하느라 골머리를 썩고 연습하는게 쉬운일은 아니었다. 걱정병이 심한 나에게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것은 정말이지.. 새로운 사람이 되는것 같은 기분이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몇년간 학교에서 강의하고 특강하고 할때 어떻게 해왔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날 수가 있는거지?

거기에 텃밭을 이사하게 되서 세개의 텃밭(중 작업실 텃밭은 포기했다)을 운용하다보니.. 저질 체력의 내가 해낼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버린 것이다. 거기다가 낚시까지 다녀왔으니... 내년이 아닌 내후년의 체력까지 땡겨 사용해버린 바람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갈에 가까운 상태였던거 같다. 

매일 조금씩 하면 못할것도 아니겠지만, 몰빵해버린 시간과 노력과 체력이 영 복구되지 않았다. 


브런치의 잔소리 노티를 몇번이나 받고, 얼마나 글을 안쓰면 이런 노티를 받나... 싶다가 2달이나 글을 안썼다는것에 놀랐다. 매일 조금씩 미루면 몇달도 이러다가 일년도 미룰수있을것 같다. 그러다 안쓰게 되는거지 뭐. 

 매일 매일 글을 올리는 작가님들은 도대체 어떤 분들일까? 아니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몇개씩 멋들어진 글을 올리는 작가님들이 존경스럽다. 


밭일을 하고서도 사진도 안찍고 돌아오는 나와

밭일은 모두 멋진 사진으로 남기는 이웃들.

지금은 컨텐츠의 시대인데, 나는 너무나 내가 즐기는 시간에 매몰되어있는것이 아닌가 반성도 해본다.



잔소리를 해줘서 고맙습니다 브런치!

이제 다시 열심히 해볼게요.

꾸준함이 재능이 된다는 말,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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