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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호 Nov 12. 2019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은 안 그래

설마요, 그럴 리가요

"그 사람이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은 안 그래." 

"말은 그렇게 해도 속은 참 따뜻한 사람이야."


위와 같은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을까. 속에 있는 것이 가득 차서 밖으로 나오기 마련이고 말은 마음의 표현이다. 말은 마음속의 것들이 언어화되어 나오는 표상이다. 말 이외에 목소리 톤, 몸짓, 표정 등으로 뿜어내고 있는 언어보다 더한 표현들도 '마음은 안 그럴 터이니'받아들여야 할까?


'그 사람은 말만 그렇게 한다'며 위로를 전한 사람은 그 사람을 생각했던 것일까 나를 생각했던 것일까. '그 사람이 속으로는 너를 아끼는 거 알지? 다 사랑하니까 그런 거야.'라는 말에 당신은 책임을 질 수 있는가. 당사자인 나조차 살피지 못하고 넘어간 '그 마음'을 당신이 어찌 알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은(제발 그랬으면 좋겠을)'사람들 덕에 다시금 기대를 하고 상처를 받기를 반복한다. 


마음이 안 그렇다면 마음을 열어서 보여주길 바란다.

물론 정말 마음이 안 그런 사람이 있다. 원래 말수가 적은 편이거나 성격이 무던한 사람. 그러나 정말로 '마음은 안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는 조금만 함께 지내다 보면 알게 된다. 그러니 부디 '마음은 안 그럴 것이다.'라는 말로 지레짐작을 하진 마시길.


그리고 더불어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라면 나는 "말도 그렇게 하고 속도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오늘 어디 가서 맞고 온 건 아니고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문득 과거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마음은 안 그러면서 겉으로만 그런'사람도 문제지만 '마음은 안 그럴 것이다'라는 어설픈 위로를 건네는 사람에게 섭섭할 때도 있었습니다. 위로하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말이 궁할 땐 차라리 말을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브런치에 털어놓았으므로 이제 그만 미워하겠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섣부른 위로를 건넨 건 아닐까' 고민하시라고 올린 글이 아니라, 언젠가 '마음은 안 그런'사람들에게 상처 받았을 여러분이 마음속 부채감만은 덜어내시길 바라며 올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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