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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식 Jun 29. 2023

새신이 헌신이 될 때까지

[MyBizStory(3)] '미션포유 시즌1'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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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BizStory(2)] with 'Orot Company' 2편: 함께 떠난 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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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과 기억을 보완할 자료를 찾느라 페이스북의 옛날 기록을 뒤져보았다. 우리끼리는 '미션포유 시즌1'이라 부르던 창업 초기의 추억이 떠올라서다. 낡은 구두와 관련한 추억인데, 다행히 찾을 수 있었다. 이하 2020년 9월 23일의 페이스북 기록이다.




몇 달 전 USB를 분실해 슬퍼했지만, 방치해두었던 네이버 클라우드에 일부 자료가 남아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화석같은 자료들이 남아있어 놀랐다.


2007년에는 용산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뭔가를 건져보려고 용을 쓰던 때였는데, 여기가 어딘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부품 AS 받으러 갔던 곳이다. (AS센터라고 간판을 붙여놨지만  대부분 물류센터를 겸하기에 창고분위기다.)


이때 누가 사진을 찍어줬는지도 모르겠다. 신기한 건...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면 상당히 앙상하다는 거다. 그러나 당시에도 살 빼란 소리를 계속 듣던 때라 지금도 쿡쿡쿡 웃음만 나온다.


그리고 구두는... 당시 동료였던 후배가 선물해준 구두였는데 진짜 이거 신고 열심히 뛰어다녔다. 거의 해체수준이 될 때까지. 비가 오면, 아니 나중엔 비가 오지 않더라도 바닥으로 흙과 물이 들어오는 것은 물론, 도저히 신고 다닐 수 없는 수준이 될 때까지 신었다. 결국 버렸지만...


진짜진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심을 내었던 나의 과거다. 따져보면 흑역사가 한둘 아니다. 얼굴도, 신발도, 옷 소매도 다 떨어져서 남루하고, 그 외 다른 어떤 것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지만 애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의 과거들이다. 


이런 여정이 철없던 시절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었다. 대략 IMF 터질 때부터니 햇수로 20년 이상이 되었다. 고생이 자산이 되어야 한다면 어느 정도는 필요한 거겠지. 좀 더 고생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언젠가 N포세대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좌측)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당시 노트북AS 때문에 들렀던 터미널상가 어딘가인듯.  (우측) 첫 점포였던 숙대 앞 지하실에서 찍은 사진이다. 정들어서 버리기 전 서운해서 남겼다.




2007년 당시의 나는 날마다 초조했다.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매출은 저조하고 경비는 계속 발생하고, 딸린 식구 수는 만만치 않고... 사진 속 시기가 지나고 나서 잠시 반짝 빛을 보는 듯했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이겨낼 방법이 없었다. 숙대 앞 매장에선 2008년까지 버티고 철수했다. 기억이 세밀하지 않아서 떠오를지 않는 것들이 많다. 더 잊기 전에 기록해야 한다는 강박은 그래서 그런 것. 멤버들과 헤어지면서도 "미션포유여, 영원하라!" 따위의 낭만적인 구호를 외치곤 했는데, 이때부터 '망하지 않는 창업'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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