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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식 Jul 04. 2023

DIT 이야기를 시작하다

[MyBizStory(4)] with 'Orot Company'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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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BizStory(2)] with 'Orot Company' 2편: 함께 떠난 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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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놓치기 전에 기록한다는 취지 때문에 중간에 떠오른 소재로 인해 오롯컴퍼니 연재를 잠시 건너뛰었다. 아마도 마이비즈스토리 시리즈 내내 오락가락 하지 않을까 싶다.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바란다.



태백을 다녀오며 나 자신의 무지함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그동안 거리를 지나다니며 현수막에 새겨져있는 도시재생의 슬로건만 보아 왔지, 도시재생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단어 자체가 갖는 표면적 의미만 유추했지 본질이 무엇인지는 알려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주민공동체와 주민 역량에 논점을 맞추게 되었다. 과연 주민들 스스로 기술을 배우고 마을과 주민공동체 자치적으로 노후화된 주거관련을 개선할 수 있을까? 너무 이상적인 것 아닌가?     


이어지는 만남을 통해 계속해서 질문을 주고 받았다. 우리는 주민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정주(定住)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나아가 청년이 마을을 떠나지 않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끝도 없는 대화를 계속해 나갔다. 그 와중에 영화 <홍반장>의 드라마 리메이크작 <갯마을 차차차>가 방영되었고 히트쳤다. 덕택에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이야기는 가속되었다.     


한편 이쯤에서 DIT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의 나는 “Do It Together”의 줄임말로써의 DIT의 의미만 알고 있었다. 군산의 <주식회사 지방>에서 진행한 DIT행사 사례만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종건 대표의 생각은 넓고 깊었다. DIT는 단순한 시공이 아니라 공동체를 조직해 나가는 ‘커뮤니티 디자인’의 일환이며 DIT를 기획하고 주도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인 활동가로 <갯마을 차차차>의 ‘홍두식’같은 존재라는 거였다.     

여기서 나는 DIT 이야기를 길게 풀어보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팟캐스트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글로 쓰기엔 긴 연재가 될 것 같아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 운전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의 장점 때문이었다. 녹음은 세 번에 걸쳐 진행되었고, 총 9회의 에피소드로 편집해 업로드됐다. 이종건 대표 스스로 워낙 생각하고 있던 게 많아 별도의 대본이 필요 없었다. 따라서 가식없이 날 것 그대로에 가까운 내용을 전할 수 있었다.     


오롯컴퍼니 D스쿨에서 첫 녹음을 마쳤다. 어떤 면에서는 이게 처음으로 합을 맞춰 본 작업이었다.


그 후로부터 반년의 시간이 더 흘렀다. 나는 이종건 대표에게 팟캐스트 내용을 재편집해 책으로 낼 것을 제안했다. 시간이 지나며 곱씹을수록 커뮤니티 디자인의 가치를 품은 DIT는 노후된 주거환경 개선과 공동체 활성화, 나아가 로컬활성화를 위한 기초가 되어줄 멋진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년의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일들을 함께 겪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오롯컴퍼니>의 일원으로 합류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크루(crew)의 일원으로 비즈니스 공동체를 형성했으나 점점 기획하고, 영업하고, 실행해 나가다보니 조직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비즈니스가 구현될 것 같았다.     


따라서 나는 <시사N라이프> 발행·편집인이라는 본캐릭터와 <오롯컴퍼니> 전략기획본부장이라는 부캐릭터로 활동하기로 마음 먹었다. ‘본업 따로, 부업 따로’거나 명예직으로 본부장 타이틀과 명함을 갖는 쪽은 아니다. 어떨 때는 각자 두 개의 기업으로, 어떨 때는 하나의 기업으로 활동하면서 나 스스로 애자일 조직으로 진화하고자 의도한 것이다. 


내가 구상하는 1인기업과 소기업의 느슨한 연대와 동맹체에 가까운 게 애자일 조직이라 생각하던 터였다. 솔직히 주위에서 애자일 조직의 성공사례를 본 바가 없었다. 또한 애자일 조직의 경험담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애자일 조직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까운 이들도 자신도 경험 못해보고, 알지 못하면서 청룡, 백호, 현무, 주작처럼 환상 속에나 존재하는 동물이 실재하는 것처럼 떠들어대는 사람이 많다보니, 나 자신이 스스로 실천해보고, 실패해보고 경험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2022년을 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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