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창작쿵

빗자루와의 마주침

by 베로

부엌에 들어와 천천히 눈에 보이는 대로 보고 있었다.

부엌에 들어서며 첫번째 보인, 뒤집어진 쟁반을 보다가 김밥말이라고 불렀다. 보노가 사다둔 라떼 인스턴트 커피 팩을 보다가는 차표라고 불렀다. 선이 늘어져 있는 전기포트는 뱀, 골이 예쁜 써큘레이터는 화과자, 에프킬라 통은 보며 무언가 쌉쌀한 것이 나올테니 음 뭐라 할까 그래 치약, 잘 씻겨 꽂혀있는 숟가락 뒤통수는 내 얼굴이 비치니 거울, 그리고 뒤집어진 인스턴트 커피 박스는 뭐라 할까- 생각하다가 떠오르지 않아 고개를 몸이 가는대로 왼쪽으로 돌렸다. 거기에 빗자루가 있었다. 긴 빗자루를 보자 마녀라고 외쳤다. 그리고 바로 즉흥연극을 함께했던 동료 마뇨가 생각났다! 그때 이제 보았던 물건 중에 하나를 골라 그 앞으로 가라 한다. 나는 이거다! 싶어 그대로 빗자루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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