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소재가 없어서 힘들어요 ㅠㅠ
브런치북 연재를 월, 화, 수, 목 내리 4일을 연달아하겠다고 설정한 순간부터 '정말 약속대로 글을 무사히 발행할 수 있을까?'자문했다. 성실하기는 하되, 즉흥적이기도 한 나는 웬일인지 일주일에 한 번에서 네 번으로 마음을 바꾸게 된 이유는 모르겠다.
글의 소재가 없어서 발에 차이는 아무 생각이나 써보자 하고 진짜 아무렇게나 써댔다가 삭제한 글도 꽤 된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한다고 해놓고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몰라 막상 곤란해하는 나를 보면 결국 '어쩔 수 없지 뭐.'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지 뭐...
조금이라도 잘 써보고 싶다는 욕심과 조바심 보다 늘 부담감이 더 앞서지만, 매일 글을 써서 발행하는 것에 대해 너무 무겁게만 생각한다면 절망의 내리막길을 브레이크 없이 내려가게 될 것 같다. 보잘것없는 일상의 사유 한 조각이라도 나라는 사람의 시선으로 재가공하여 세상에 내놓는 일은 언젠가 '주저했지만 잘한 일' 리스트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
뭐 대단한 걸 쓴다고
맞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 부담감에서 조금 가벼워진다. 책임감은 건드리지 않되, 부담에서 만큼은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한 일이다. 내 이야기라서 내밀하고 사적인 것들을 노출해야만 하는 부담감이 존재하지만, 그런 것들에 얽매여서 지나치게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면 아무것도 제대로 쓰지 못할 것이다. 애초에 브런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던 나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이다.
소재에서 자유로워지기
오늘 있었던 일을 쓸까? 아니면 그저께 명품관에 놀러 갔던 일을 써볼까? 하다가 괜히 명품관에 놀러 갔던 일을 쓰자니 실업급여받는다더니 고가의 명품 가방이나 보러 다닌다고 누군가 손가락질이라도 할까 봐 괜히 주저하게 되고, 가족에 관한 에피소드를 풀어놓자니 가족들이 불편해할 거 같고, 우리 집 고양이들 이야기를 쓰자니 비겁하게 치트키를 쓰는 것 같아 찜찜하다.
그러나 이런저런 염려도 모두 다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제대로 된 글을 써내면 손가락질과, 가족들의 원망, 고양이들에 대한 미안함까지 갚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닌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의 성과가 곧 내 주변인들의 행복은 아닐지도...
아무튼, 글을 발행하지 못할 바에야 조금 비겁해지거나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바로 나 자신에게. 이제 시작이야, 뻔뻔해질 준비 됐어?
그...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