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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ronica Apr 06. 2019

명상을 한다.

절망에서 벗어나는 몇 가지 방법

'명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은 8개월 남짓. 원래 평소에도 비건, 클린 이팅, 요가 같은 '미국식' 건강 라이프 스타일을 소비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데, 비슷한 맥락을 가진 문화의 가장 최신 트렌드가 '명상'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다. 그러다 중앙일보 주말판 특집 기사에서 차드 멩 탄이라는 구글러가 쓴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는 책을 알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명상이라는 세계에 발을 딛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명상'에 대해 "도를 아십니까?" 같은 비과학적이고, 조금 이상하며, 신비한 어떤 행위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지만,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를 읽고 난 이후, 내게 명상은 (평소 동경해 마지 않는) 실리콘 밸리의 영리한 천재들이 즐기는 가장 최신의 선진적인 라이프 스타일 중 일부다. 실제로 올해 2월 실리콘밸리의 'Calm'이라는 명상 어플리케이션 스타트업은 1,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등극했고, 이제는 전 세계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해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지금껏 유행했던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워지지 않는 마음에 대한 관심이 비즈니스와 만나, 강력한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나의 경우는 이직을 하고 나서 새로운 회사에 적응을 하느라, 매일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을 때, 마음의 불안을 해소하고 싶다는 욕구와 선진 문화(엄밀히 말하면 미국 '실리콘 밸리')에 대한 동경이서 출발해,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시작, 꾸준히 이어온지 8개월 차다. 당시에 명상 어플리케이션으로 신문 기사에서 소개됐던 '헤드 스페이스(Headspace)를 다운로드 받아, 매일 아침 일어나 스트레칭 후에 10분씩 한다. 처음에는 3분 앉아 있는 것도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 계속 늘어서 이제는 10분까지도 거뜬하다. 헤드 스페이스의 기록대로라면, 매일 아침 10분을 투자해 지금까지 총 16시간의 명상을 했다.


헤드 스페이스 베이직 세션. 이 어플리케이션보다 더 인기 있는 명상 앱인 'Calm'보다 직관적인 이름이라 좋다.


차드 멩 탄의 책에서 '명상'의 효과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이 '감성 지능'의 개발인데, (감성 지능이란, 한 마디로 말해서 내가 내 감정의 원인을 잘 읽고, 그걸 통해 타인의 감정도 잘 이해해 즐겁고 깊이 있는 관계를 쌓는 능력이다. 구글러들은 일주일에 1시간씩 참여한 명상 클래스를 통해 '감성 지능'의 개발을 통한 리더십 함양, 업무 커뮤니케이션 스킬 향상 등의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그런 걸 떠나서 뇌를 비우고 가만히 고요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정말 좋다. 처음엔 그냥 무의식적으로 하던 운동도 하다 보면 근육의 움직임에도 신경을 쓰고, 몸의 변화를 체험하게 되는 것처럼 명상도 처음엔 할 땐 잘 모르다가, 한달쯤 계속 하다 보면 머리를 비우는 게 어떤 느낌인지 와닿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을 만나면, 내가 평소에 얼마나 자질구레하고 쓸모 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 인간인지를 깨닫게 된다. 지금도 10분 내내 온전히 머리를 비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진짜 머리를 텅텅 비우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이 오면 "아 좋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작년 9월 쯤 갔던 '파크로쉬'에서 1시간짜리 명상 클래스를 들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 전문가 선생님한테 올바른 자세나, 마음가짐 같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명상을 통해 업무 실적까지 좋아졌다는 구글러들처럼 드라마틱한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아침에 엄청나게 피곤한 상태에서 일어나 요가 매트를 깔고 10분 명상을 하고 나면 귀신 같이 정신이 맑아지는 게 정말 신기하다. 10분간 눈만 감고 있었는데도 정신이 맑아질 수 있다니. 이런 걸 보면 우리가 평소에 하고 있는 쓸데 없는 생각들이 우리의 정신을 얼마나 피로하게 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는 매일 2시간씩 명상을 즐긴다고 하는데, 그렇게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치만 일부러 시간을 들여 뇌를 비우는 게 얼마나 중독적으로 좋은 기분인지는 잘 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면 꼭 한번 해보기를 추천한다. 행위의 지속을 위해서 명상 어플리케이션 같은 보조 도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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