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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링 Dec 25. 2018

도쿄, 일본과 북유럽의 연결고리

시부야 푸글렌 도쿄





북유럽은 일본을 사랑해


북유럽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서로에게 미적 영감을 주고 받는 사이로 관계를 맺어왔다. 단편적인 예로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들이 일본 판화인 <우끼요에>에서 모티브를 활용한 사실은 꽤 유명하다. 이렇듯 역사적 사실로도 존재하는 바, 북유럽의 디자인이나 미적 요소는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이를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두 특성 모두를 동경하는 나는 그 연결고리를 찾는 것도 꽤 재미있는 작업이다. 


그리고, 여기. 그 연결고리가 커피점까지 이어져 왔다. 지난 도쿄 여행에서는 노르웨이의 커피 전문점 푸글렌의 최초이자 유일한 해외 지점 푸글렌 도쿄(Fuglen Tokyo)를 방문하였다. 스타일리시한 도시들이 그렇게 많건만, 유일한 해외 지점을 도쿄에 마련했다. 모오닝 커피가 당기는 아침,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음에도 발걸음이 가벼워지는군.



덴마크 코펜하겐 디자인 박물관을 방문했을 당시, <Learning from Japan> 전시와 일본 디자인 도서를 심심찮게 목격했던 기억


비가 오는 시부야역을 나서서 뚜벅뚜벅 커피향을 찾아가는 길






시차 없는 노르웨이 커피의 맛


시부야역에서 15-20분 정도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푸글렌 도쿄. 크기가 생각보다 작아서 근처의 다른 카페와 혼동하여 헤매다가 입장하였다. 목재 가구와 인테리어, 페브릭을 끼얹은, 오래된 응접실 분위기가 풍겼다. 게다가 바리스타들은 하나같이 고즈넉한 자세로 손님을 맞는다. 안 쪽에 위치한 카운터를 중심으로 실내석이 15개, 야외석이 6개 정도 있었다. 넓지 않아서 붐빌 때에 가면 그냥 테이크아웃 하고 나와야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포근한 빵냄새 속에서 단 하나의 목적성(커피)으로 대면하는 순간



쓴 맛 없이 과일향이 난다는 푸글렌의 커피. 노르웨이에서 온 생두를 로스팅하고, 한국에서는 아직 많이 사용하지 않는 에어로프레스 방식으로 음료를 제공한다. '유럽의 꼭대기에서 온 커피의 맛이 그대로 재현되는군!' 싶어서 뿌듯한 미소+1. 그리하여 꽤나 조식을 흡입했음에도 크로아상을 곁들이며 고단함을 달랬다. 창 밖을 보는 좌석에 앉았는데, 나와, 소설 읽는 할아버지와, 과제하는 청년과, 인스타하는 소녀가 나란히 앉아서 아침 시간을 함께 보냈다.



정갈한 차림새를 갖춘 모닝 코히타임.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모닝 커피 시간이 흘러, 점심이 조금 넘어갈 무렵이 되었다. 그리고 아침잠을 겨우 떨쳐낸 관광객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빠질 시간이다 싶어 가게를 나선다. 


새삼 커피점의 외관을 찬찬히 스캔했는데, 빨간 로고에 새가 그려진, 항공사 로고같기도 한 모습이 어딘가 익숙하다. 푸글렌은 노르웨이어로 '새'라는 뜻이라 빨간 로고에 새를 그려넣은 것이라고. 밤에는 바(Bar)의 모습으로 맞아준다고 하니, 다음에는 늦은 시간에 들려보는 것도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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