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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링 May 19. 2019

도쿄, 아침 구성 필수 요소

후츠니후르츠 -  오니버스 커피




비타민 터지는 도쿄 모오닝의 시작


일상에서든 여행지에서든 커피 한 잔의 각성이 주는 즐거움은 무시할 수 없다. 착-하고 끼얹으면 확실하게 기운이 올라오는 그 느낌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래서 도쿄 모오닝의 시작은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 나카메구로의 커피집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걷다보니 우연찮게 아침 일찍 다이칸야마의 골목을 지나치게 되었다. 한산한 골목 측면에 사람들이 줄을 선 한 가게를 발견한다. 비치용 냉장고에 쌓인 것의 정체를 확인하고 나니, 나도 결국 줄에 합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커피에 곁들이면 너무나도 아름다울 것 같은 "후르츠산도"를 발견한 것.


부지런하게 산도를 사고, 찍기에 이르는 곳.


숙소에서 서둘러 나와 자판기에서 뽑은 에비앙 워터와 어색하게 마주 대고 붙여보았다. 상큼한 모오닝의 비주얼에 기분이 조금 더 좋아졌다. 비타민 팡팡 터지는 커피 파트너가 추가되니 산도를 든 그립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다섯가지 과일이 차곡차곡 들었고, 산도 안에도 과일이 가득 차 있는 모습. 하지만 아직 도달하지 않은 종착지를 향해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커피를 손에 넣기 전, 완벽한 파트너를 겟했다.



키위, 자몽, 바나나, 오렌지, 키위를 도란도란 썰어 넣은 후르츠산도의 비주얼





다이칸야마에서 나카메구로로 가는 골목길. 오늘 날씨 정말 좋구나.







기다려도 좋아, 맛있는 모닝 커피라면


나카메구로에 도착했다. 구석구석 돌아보기 좋다는 동네에서 가장 먼저 <한 잔의 커피>라는 목적을 달성키 위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나무로 멋을 낸 커피집. 이 집 커피 잘한다길래 걸음을 아끼지 않고 왔습니다만.


파란눈의 직원이 주문을 받았다. 시그니처를 캐물었지만(?) 결국은 내가 마시고 싶은 드립커피 아이스를 주문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곳인지, 유럽에서 온 손님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2층에 잠깐 배낭을 풀고서 메모를 쓸까 했지만, 열변을 토하는 뭇 일행들이 있어서 커피 픽업대 옆에 있는 간이석에 자리를 찾았다.


근처 공원과 완벽하게 동화된 모습의 카페


커피포대와 박스와 나무 그리고 나무.


한 15분 정도 기다렸을까.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 길어져도, 별로 짜증이 나지 않는다. 샷을 확 부어서 아무렇게나(?) 먹는 아메리카노가 일상이다보니, 제대로 된 커피를 먹는 이벤트에 대한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무언가를 재촉하고 싶지 않다. 열심히 준비해 줄 뿐이고, 난 부를때까지 기분좋게 기다리면 그만이다. 무엇보다도, 난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후르츠산도를 가지고 있는 몸이니까..! 


부지런을 떨었더니 가게 자체는 꽤 한산해서, 1층 간이석은 커피 내리는 소리와 나무에 바람이 나부끼는 소리만 들렸다. 이너피쓰가 온다, 와.


커피 내리는 중 아이컨텍을 피해 요모조모 둘러본다


도쿄 모닝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커피를 클리어했다. 백팩을 메고, 살짝 남은 얼음컵을 찰랑이면서 본격 일정을 시작한다. 이 산뜻한 각성의 느낌, 쏟아지는 땡볕도 너무나 사랑스러워지는 하루의 시작이다. 


착하고 빨대 꽂고, 마신다. 모닝 코히는 잃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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