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왜 이렇게 첫 줄 쓰기가 힘들죠?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 제일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곳이 있다. 가장 오래 고민하는 부분, 바로 첫 문장이다.
경험상 결론에서 막혔다거나 마지막 한 줄을 못 썼다며 찾아오는 이들은 없다. 한 달 두 달 글쓰기를 멈춘 이들에게 어디에서 막혔는지를 물으면 대개 서론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문장으로 시작을 해야 할지 어떤 단어를 쓸지를 고민한다. ‘나는’으로 시작해 써내려가다가 왠지 별로인 것 같아 지우고, ‘며칠 전’으로 시작을 했다가 지우고, 다시 ‘나는’으로 시작하는 게 나은지를 고민하는 식이다.
무엇으로 시작할까를 고민하는 것은 무슨 내용을 어떻게 쓸까에 대한 정리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동화의 줄거리를 쓰라고 했을 때 망설이는 이는 없다. 재미있게 본 드라마의 줄거리를 쓰기 위해 첫줄을 고민하는 이도 없다.
그런데 막상 내가 직접 동화책이나 드라마를 쓴다고 생각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소설가 김훈 작가가 『칼의 노래』의 첫 문장을 쓸 때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를 두고 고민을 했다는 이야기는 꽤나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그만큼 첫 문장이라는 것은 아무리 유명한 작가라 할지라도 충분히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단어 하나 조사 하나에 따라 문맥이 달라지기도 하고, 그 문장 하나가 글 전체의 흐름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이들은 이러한 글 전체에 대한 고민보다는 대부분 한 꼭지의 구성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어려워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다만 누구나 고민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일단 조금 안심할 수 있다. 다들 편하게 쓰고 작가도 되는데 나만 못 쓰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에서 벗어나라는 의미다. 첫줄의 압박감은 결코 실력 탓만은 아니니 일단 그 한 고비만 넘기면 다음 문장으로 이어갈 수가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대한 정의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대한 정의다. 글을 쓸 때 그 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으려고 하는가 말이다.
예를 들어 칼럼을 쓴다면, 주제를 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제목을 만든다. 나중에 수정할 때 하더라도 제목을 먼저 정해두는 것이 글을 쓰기에 편하다. 그리고 제목과는 별개로 저자가 담으려는 내용을 정리하면 조금 더 수월해진다.
서울 소재 대학교의 학보사에서 칼럼 기고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대학생들을 위한 글인 만큼 그들의 필요에 맞게, 그러면서도 내가 전해줄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나는 글쓰기에다가 그 나이대에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다는 자기계발이라는 키워드를 더하기로 했다. 그래서 먼저 자기계발과 글쓰기라는 주제를 담아 ‘진정한 자기계발, 이제 읽지 말고 써라’라는 제목을 만들었다. 그 다음은 구성을 짰다. 그 흐름은 다음과 같다.
‘자기계발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
→ 제대로 된 자기계발을 위한 선택, 글쓰기
→ 여전히 글쓰기를 망설이는 이유
→ 그럼에도 써야 하는 이유
→ 글쓰기를 통해 삶을 변화 시킨 사례
→ 진정한 자기계발인 글쓰기를 선택하라’
로 흘러가게 했다.
이렇게 흐름을 미리 정리하니 전달할 내용을 풀어내기도 사례를 찾기도 쉽다. 자연스럽게 첫 문장에 대한 부담도 조금 덜 수 있다. 그 다음 써내려 갈 문장들이 이미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시작을 할 수 있게 한다.
흔히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는 말처럼 우리는 나무 한 그루, 나뭇잎 한 장이 아닌 숲이라는 메시지의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면 된다. 그 과정 안에서 내가 글에 담으려고 하는 명확한 주제와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례들을 정리하면 된다.
온 마음을 담았습니다.
책의 활자들이 날개가 되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너에게만 알려 주고 싶은, 무결점 글쓰기> 저자 이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