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 항공길이 막히면서 내 여행길이 막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성장'은 생각도 안 한 큰 오산이었다.
어느 날, 일용직 파트타임으로 원거리 출장을 다녀오는 길 '자동이체 잔액 부족'으로 통장을 확인하게 되었는데, 정말 통장이 '깡통'신세로 전락해있었다.
'그래 오늘 급여가 다음 주쯤 들어오면 어째 어째 이번 주는 잘 넘기겠네. 그나저나 내가 씀씀이가 큰가? 돈이 빨리 떨어지네?'라고 생각하는 순간 불쑥 온 연락.
'깜빡해서 퇴직금 정산을 못 해 드렸는데... 괜찮으신지...?'
괜찮을 리가. 재정적으로도, 기분으로도 괜찮을 리가. 갑자기 그 날의 피로와, 며칠간의 긴장과, 순간 적인 울적함과 온갖 나쁜 감정이 한꺼번에 나를 덮쳤다.
심지어 나랑 거의 같은 날짜에 퇴사하신 분은 퇴직금 잘만 받고 일하시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산재 신청도 참았고, 직장 내 갑질도 신고치 않고 잘 참았는데... 노동부에 신고 해? 나 이제 민간인이야?!' 라는 분노가 치솟았다.
정말 내가 그렇게 죽을 짓을 한 것도 아니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더니, 끝났는데도 이놈의 기관은 왜 끝을 못 내는 건지.
참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