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별이는 별똥별처럼 나를 스쳐 갔다. 가까스로 친해진 친구를 잃었다. 그래도 엄마처럼 아픈 모습으로 헤어지지 않은 것을 위안 삼았다. 그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그럴 때마다 다른 친구들은 그 사람들과 함께 그곳을 떠나갔다.
하지만 뚝배기는 더 이상 사람들과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사람들은 엄마와 나를 갈라놓았고, 유일하게 먼저 말을 걸어준 별이마저 데려가 버렸다. 뚝배기에게 사람들은 자꾸만 무언가를 앗아가는 생이별을 주는 이들이었다.
어느 날 뚝배기는 목욕을 시키는 개수대에서 만난 다른 새끼 개에게 물었다.
“왜 다들 사람이 오면 꼬리를 흔들고 문을 긁는 거야? 사람은 나쁘잖아.”
“그러니 그러는 거지. 저렇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밥도 많이 주고 이름도 지어주고, 엄마 아빠가 되어준대.”
‘사람이 내 가족이 되어준다고? 영영 이별만 시키는 게 사람 아니었어?’
뚝배기는 그 친구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차피 사람들은 나의 창만 툭툭 치며 혀만 끌끌 차고 돌아가는 이별의 존재일 뿐이었다. 그렇게 별이와 이별 후 나는 꼬리를 흔들지도 유리문에 매달리지도 않았다. 어차피 사람들은 내 머리통을 보며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이 당연했기에 나 역시 더 이상의 이별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두 달쯤 지났을까 여느 때와 같이 우리 중 누군가를 데려갈 사람이 나타났다.